유가 뛰는데 美 나랏빚도 문제…"인플레 해결 머나먼 일"

입력 2024-04-18 09:25   수정 2024-04-1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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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국의 재정적자가 선진국 평균의 세 배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했다. 미국 외에도 중국, 영국, 이탈리아 등 주요국의 재정 상황이 큰 폭으로 악화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MF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에서 내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7.1%로 추정했다. 선진국 평균치인 2%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 수치는 이미 2022년 4.1%에서 지난해 8.8%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앞서 미 의회 산하 독립 감시기구인 의회예산국(CBO)은 작년 말 기준 미 연방정부의 부채부담이 26조2000억달러(약 3경6000조원)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GDP의 97% 수준이다. CBO는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29년까지 상승세를 지속, 제2차 세계 대전 때 기록했던 역대 최고 수준인 116%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채 이자 규모는 2026년을 기점으로 1조달러(약 1380조원)를 넘어설 거란 전망이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양의 채무를 불이행했고, 이에 대해 특히 우려스럽다”며 “물가상승률을 목표 수준인 2%까지 낮추려는 미 중앙은행(Fed)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시사한 바와 같이 고금리가 더욱 장기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IMF는 한 국가의 재정적자가 근원 물가(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에 0.5%포인트만큼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린차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부채 위기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 전체의 재정·금융 안정성에 중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기준금리가 시장 예상을 뒤집고 “큰 폭으로, 갑작스럽게” 오르면 전 세계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신흥·개발도상국의 환율이 급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IMF는 미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선진국과 신흥국 금리가 각각 0.9%포인트, 1%포인트씩 반응하는 것으로 본다. IMF는 “주요국 금리로 영향이 파급되면 금융 여건이 더욱 타이트해질 수 있다”고 했다.



재정 위기에 처한 건 미국뿐만이 아니다. 중국 역시 내년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7.6%로, 신흥국 평균(3.7%)의 두 배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미국과 중국에 더해 영국, 이탈리아까지 네 개 국가를 두고 “정부 지출과 수입 사이의 근본적인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가 필요한 나라”로 분류했다. 다만 이탈리아를 제외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재정적자 증가 속도는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었다.

IMF는 “G2(미국과 중국)의 정부 지출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다른 국가의 재정 전망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미 국채와 달리 중국 국채는 국내 보유량이 많아 세계 경제로의 파급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지방 정부의 재정 불균형과 이로 인한 의도치 않은 긴축 정책에서 비롯된 중국의 성장 둔화는 국제 무역과 외부 조달, 투자 등을 위축시켜 세계 경제를 가라앉힐 수 있다”고 짚었다.

비토르 가스파르 IMF 재정국장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력은 그들에게 재정적 고삐를 당길 시간을 벌어준다”며 “두 국가에겐 (재정 상황을) 바로잡고 통제할 여력이 있다”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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