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증시가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반등하는 가운데 순매수 상위권에 은행, 증권 등 금융주가 대거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최근 중국판 밸류업 정책으로 불리는 ‘신(新) 국9조’를 발표한 게 배경으로 꼽힌다. 당분간 중국 증시 반등세는 이들 ‘중국판 밸류업 수혜주’가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은 홍콩증권거래소를 거쳐 본토로 가는 교차매매로만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 종목을 거래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홍콩에서 상하이로 가는 걸 후강퉁, 선전으로 가는 걸 선강퉁이라고 한다.
종목별로 보면 순매수 상위 10개 중 6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시장 평균이나 동종업계 다른 종목 대비 확연히 낮았다. 외국인은 지난달 자오상은행 주식을 18억5274만위안어치 담았다. 지난달 기준 순매수 2위였다. 또 핑안보험그룹은 12억1444위안어치(6위), 싱예은행은 11억7259위안어치(7위) 순매수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이들 종목의 12개월 선행 PER은 각각 5.6배, 6.5배, 4.4배로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최근 시장 평균(약 10배)보다 낮았다. 외국인 순매수 8~10위는 선전증권거래소 종목인 우량예(13억5184만위안), 럭스셰어(9억6631만위안), 퉁링비철금속(8억9381만위안)이었다. 이들의 12개월 선행 PER 역시 최근 시장 평균(약 30배) 대비 한참 낮은 16.5배, 13.9배, 11.2배였다.
외국인은 실적 개선 속도가 빠른 종목도 골라 담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의 중국 본토 증시 순매수 1위는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업체인 CATL로 19억6939만위안어치였다. 이 종목의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11위안에서 내년 13.3위안으로 20.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가 최근 2년여 동안 하락한 까닭에 12개월 선행 PER은 시장 평균보다 낮은 17.3배다. 지난달 외국인 순매수 3~5위인 BOE(63.2%), 칭다오하이얼(12.8%), 츠펑골드(29.5%) 역시 올해부터 내년까지 EPS가 큰 폭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 국9조에는 배당금이 적은 상장사를 특별관리종목으로 지정하는 페널티도 있다”며 “최근 골드만삭스, UBS 등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중국 주식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고, 중국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점점 커지는 것도 외국인 자금 유입의 배경”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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