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올해 라면 수출액이 처음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회사는 해외 법인과 수출용 공장 설립을 앞다퉈 추진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삼양식품은 시가총액에 이어 이익에서도 부동의 라면 대장주(株)였던 농심을 제친다. 지난 5월 농심 시가총액을 처음 추월한 삼양식품은 현재 격차를 2조원 이상으로 벌렸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마진이 높은 수출 물량을 늘리는 데 집중해 매출과 이익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고 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라면 수출액은 5억9020만달러로, 전년 동기(4억4605만달러) 대비 32.3% 급증했다.
해외 매출 비중(올해 2분기 추정치 77%)이 높은 삼양식품은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전체 해외 매출에서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중국(2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올해는 코스트코, 월마트 등 미국 대형 유통채널 입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미국 월마트 입점률은 80%(올해 1분기 기준)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4700여 개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불닭볶음면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경남 밀양에 2공장을 완공해 북미 등으로 가는 수출 물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농심은 오는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2공장 내 용기면 라인 증설을 앞두고 있다. 농심 미국 법인 전체 매출 중 용기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3%다. 신규 라인이 준공되면 미국 법인의 연간 라면 생산 능력은 8억 개에서 10억 개로 늘어난다. 국내에서도 첫 라면 수출 전용 공장 설립을 준비 중이다. 수출항과 인접한 부산이 유력한 후보지다.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농심은 지난달 프랑스 대형마트인 카르푸와 르클레르 250여 개 점포에 공식 입점했다. 올해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시장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내년 초엔 유럽 법인도 신설할 계획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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