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의 3분기 실적 추정치가 1개월 전 추정치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엔터와 여행, 반도체 업종의 3분기 실적 추정치가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 와중에 이익 추정치가 증가하고 있는 업종과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조언했다.
○엔터·반도체 3분기 실적 ‘우울’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상장사 265개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72조122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1개월 전(72조6862억원) 대비 약 1% 감소했다. 전체 상장사 중 44.1%(117개)에 해당하는 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1개월 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엔터 업종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YG엔터테인먼트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1억원으로 1개월 전(38억원) 대비 71.7% 급감했다. 적자를 예상한 증권사도 있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이비몬스터 등 신인의 프로모션 비용 지출, 블랙핑크 재계약으로 인한 무형자산 상각비 등 비용 부담이 높아지고 있지만 매출이 발생할 만한 연예인은 적다”고 설명했다. JYP엔터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425억원)도 1개월 만에 14.6% 감소했다.
중국 경기 둔화로 석유화학 등 제조업의 3분기 실적도 우울할 전망이다. 대한유화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4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4.5% 감소했다. 건설 경기가 침체하면서 현대제철의 3분기 이익 추정치 역시 같은 기간 7.5% 줄었다.
반도체 업종의 실적 추정치도 크게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이익 추정치는 12조7424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6.7% 감소했다. 글로벌 반도체업계의 실적 증가율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예상치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하향 작업이 최근 시작된 만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
○실리콘투·삼양식품 “주가 반등할 때”
반면 ‘장기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조선 업종의 3분기 실적은 눈에 띄게 상향되고 있다. HD현대미포의 3분기 이익 추정치는 263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16.9% 늘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신조선가 상승세가 대형 선종보다 늦어져 실적 개선세가 경쟁사 대비 미뤄졌지만 그만큼 추가 실적 개선 여지가 더 높다”며 “슈퍼 사이클의 초·중반기에 있다”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 추정치도 1개월 전 대비 6.4% 늘었다.화장품 업종 가운데 실리콘투와 코스메카코리아의 3분기 실적 추정치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 시장이 주력인 아모레퍼시픽(-15.2%) 등 다른 화장품 기업의 실적 추정치가 내려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실리콘투의 이익 추정치는 451억원으로 1개월 전(371억원) 대비 21.5% 증가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한국 화장품의 미국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실리콘투의 3분기 미국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할 것”이라며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메카코리아의 추정치도 10.7% 늘었다.
최근 크게 주가 조정을 받은 삼양식품의 3분기 실적 추정치도 올라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 수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3분기 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 대비 10.5% 늘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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