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AI기본법 제정안과 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안 등을 처리했다. AI기본법은 21대 국회 때부터 제정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정쟁에 밀려 뒷전이었다. 22대 들어서도 방송 독립성을 놓고 충돌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사실상 외면하다시피 한 법안이다. 정쟁에 매몰돼 국가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근거법 마련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커지자 부랴부랴 처리했다. 단통법도 올 상반기부터 여야가 공히 폐지를 주장해왔지만 법안은 이날에야 처리됐다.
이 밖에 ‘AI 교과서’를 교과서(교과용 도서)가 아니라 교육 참고자료로 낮춰 활용하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여당의 반대에도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처리가 불발된 민생법안은 예금보호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리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과 초고금리 대부 계약을 무효화하는 대부업법 개정안 등이 대표적이다. 귀책이 없는 전세사기 피해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개정안, 정부 공공요금 인상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소상공인지원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 표결에 자기 당 의원을 끌어들여 반대표를 행사하거나, 표결에 불참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정략적 이유로 일부러 법안을 나눠서 처리하려고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늘 전부 처리할 수 있는 법안인데 민주당이 정략적 이유로 ‘꼼수 상정’을 시도하고 있고, 우 의장이 이를 받아준 결과”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상임위별로 나눠서 처리할 예정”이라며 “원내 운영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하루에 100여 건의 법안을 처리하려다 보면 의원들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며 “본회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일 뿐 민주당 요구를 받아들여 의사일정을 정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과거에도 필요할 경우 100여 건의 법안이 하루 만에 처리된 전례가 적지 않다.
한재영/정소람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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