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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선 쌀 재배, 2층엔 돼지농장…농지개념 확 바꾼다"

입력 2025-01-19 18:06   수정 2025-01-20 01:16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8년 이상 직접 농사를 지어야 농지를 임대할 수 있도록 한 농지 임대차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19일 밝혔다. 또 복잡한 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농지에 스마트팜이나 수직농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농지법도 바꾸겠다고 했다.

송 장관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30여 년간 경직적으로 운영된 낡은 농지 규제를 대대적으로 손질해 농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송 장관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장관은 “농업이라고 하면 흙(농지)에서 농작물을 생산하는 재배업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요즘은 20층짜리 건물을 지어 1층에서 쌀을 재배하고, 2층에서 돼지를 키우는 수직농장이 현실이 된 시대”라고 말했다. 수직농장, 스마트팜, 주차장, 판매시설, 화장실 등을 농지에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풀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농지에 설치할 수 있는 시설은 온실, 비닐하우스 등으로 제한돼 있다.

농지 소유와 임대 규제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도시에 사는 직장인이 아버지로부터 10㏊ 농지를 상속받은 경우 현행 농지법에 따라 1㏊만 소유권이 인정된다. 나머지 9㏊는 농지은행에 위탁해 임대하면 계속 보유할 수 있다. 직접 농사를 지으면 소유권이 인정되지만 8년 이상 지속해야 농지를 임대할 수 있다. 이렇게 규제가 까다롭다 보니 농지를 불법 임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송 장관은 “현 제도는 많은 사람을 범법자로 내몰고 있다”며 “규제를 풀어 농지 이용 효율을 높이겠다”고 했다.

‘절대농지’로 불리는 농업진흥지역 해제 권한도 지방자치단체에 넘기겠다는 방침이다. 농업진흥지역은 농업 외 다른 개발 행위는 엄격히 제한되는 땅이다. 국토 면적의 8%(77만㏊)가 농업진흥지역 농지로 지정돼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지자체가 1㏊를 초과하는 농업진흥지역을 해제하려면 반드시 농식품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송 장관은 “다만 난개발을 막기 위한 일정 수준의 가이드라인은 마련하겠다”고 했다.

가업을 이어받는 청년농의 상속세 부담도 줄여야 한다는 게 송 장관의 생각이다. 그는 “현행 30억원 한도인 영농상속공제를 추가로 확대해야 한다”며 “상속 개시 전 8년 이상 영농에 종사해야 하는 등의 상속 요건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재정당국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고환율, 미국 신정부 출범,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가중되고 있는 농업인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는 “농업 경영 안정을 위한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건의했다”며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자금, 무기질 비료 원료 구매자금 등으로 쓸 예산 5771억원을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자금은 청년농을 대상으로 저리 대출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예산이 기존 6000억원에서 1조500억원으로 늘었다.

송 장관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국내 농식품 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보편 관세든 특정 지역 관세든 미국 정부가 관세를 높이면 식품 수출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라면·김치 등 K푸드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선호는 다른 식품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만성적 공급 과잉에 빠진 쌀산업의 구조 개혁도 핵심 과제로 지목했다. 정부는 올해 벼 재배 면적을 약 8만㏊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쌀 생산량이 40만t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 장관은 “전략 작물로 전환하는 쌀 농가에 직불금을 주는 인센티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상용/이광식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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