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국방과학기술이 미국을 100으로 봤을 때 약 82%의 수준으로 중국(86%)보다 못하지만, 일본과 동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직전 순위인 9위에서 1단계 상승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22일 발간한 '2024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 조사서'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조사서는 주요 12개 국방 선진국의 국방과학기술 수준과 무기체계 개발 동향 등을 조사한 결과다.
기술 수준 조사는 3년 주기로 시행되며, 이번에는 전문가 400여 명이 참여해 10대 무기체계 분야의 26개 유형별로 설문조사와 집단토론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한국의 국방과학기술은 종합 순위 공동 8위로 2021년 조사 때의 9위보다 한 단계 올랐다.
최고 선진국인 미국 대비로는 82%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2008년 첫 조사 이래 꾸준히 1위를 유지했고 이어 프랑스(89%·이하 미국 대비 수준), 러시아(89%), 독일(88%), 영국(87%), 중국(86%), 이스라엘(84%), 한국·일본(82%), 이탈리아(79%), 인도(73%), 스페인(70%) 순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를 제치고 2위에 오른 프랑스는 지휘·통제 부문은 미국을 제외한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 닷소와 탈레스 등 기업을 중심으로 화력, 항공 기동, 감시정찰 방호 등 기술이 골고루 3위권 이내에 올랐다. 러시아의 경우 감시·정찰과 방호 항공 화력 등 기술이 미국을 제외한 국가 가운데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지휘·통제 부문(6위), 기동(6위) 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중국은 사이버전 기술이 미국 다음으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일본은 우주 기술과 감시·정찰 부문이 한국보다 우수하나 화력 기술과 기동 등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무기 체계별로 보면 한국은 K9 자주포 등이 포함된 화포 체계 분야에서 4위를 차지해 강세를 보였다. K2 전차 등 기동 전투 체계 분야와 지휘통제 및 통신, 탄약, 방공무기 분야는 7위로 조사됐다. 상승 폭이 두드러진 분야는 국방 소프트웨어로, 지난 조사 대비 6%포인트 상승한 79% 수준으로 파악됐다. 최근 전쟁에서 활약상이 커진 공중무인 분야는 83%로 8위를 차지했다. 우주 무기 기술의 경우 10위로 최하위권인 것으로 지적됐다.
조사서 요약본은 국기연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손재홍 국기연 소장은 "우리나라 국방과학기술 수준 향상은 정부의 적극적인 국방연구개발 투자와 핵심기술 및 무기체계 개발 성공, 방산 수출 확대 등 정부와 산·학·연이 함께 노력해 얻은 결실"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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