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연구원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공개한 2021~2023년 수입 통계를 기반으로 한국 기업의 수출 감소액을 분석했다. 미국은 이 기간 13개 주요 품목에 걸쳐 연평균 652억3000만달러어치 한국산 제품을 수입했다. 이 중 64억4000만달러 정도의 수입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2023년 대비 10.5% 증가한 1277억9100만달러다. 미국 ITC는 적재비용과 물류비 등을 제외한 순수 물건 가치로 수입액을 잡아 국내 수출 통계와 일치하지 않는 면이 있다. 이 때문에 ‘10.2% 감소’가 현실화하면 무역협회 통계 기준으로는 대미 수출액이 약 130억3400만달러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대미 수출 증가분에 육박한다.
이 분석은 한국 등 다른 나라에도 미국이 보편관세 10%를 부과한다는 가정이 반영됐다. 지금까지의 트럼프 행정명령과 차이가 있지만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수출액이 13.6%로 가장 많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기계류 11.8%, 전기·전자 제품 8.8%, 반도체 5.9% 등 순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연구원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은 산업일수록 관세장벽으로 미국 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정도가 크다”고 분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글로벌 관세 전쟁’이 벌어지면 한국의 미국 수출액이 최대 304억달러 감소하고,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최대 448억달러(약 61조815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작년 한국의 총수출액은 6322억달러 규모다.
이원복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중국 관세는 10%에서 시작해 미국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최대 60%까지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중국에 대한 한국산 중간재 수출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대외경제연구원은 미국의 ‘20% 보편관세’ 시나리오에서 관세를 부과받는 다른 나라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서 한국산 중간재 수입액이 116억달러 감소하고, 상대국의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로 또다시 한국산 중간재 수입액이 28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당장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책이 마땅찮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멕시코와 캐나다가 보복관세를 예고해 미국 농업 및 수입업자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대훈/하지은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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