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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신장으로 사람 살린다"…이종이식 상용화 눈앞

입력 2025-02-05 17:16   수정 2025-02-13 16:46

‘2906명.’ 국내에서 2023년 장기이식을 기다리다가 세상을 떠난 사람의 수다. 이렇게 이식을 기다리는 중증 환자에게 희망이 될 만한 새 이정표가 미국에서 마련됐다. 면역거부 반응을 없앤 형질 전환 돼지의 신장을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이식하기 위한 정식 임상시험이 시작되면서다. 한국에서도 제넨바이오, 옵티팜, 바이오간솔루션 등이 이종장기 이식 상용화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FDA, 첫 임상 허가

5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유나이티드테라퓨틱스는 지난 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형질 전환 돼지를 활용해 생산한 신장(UKidney)을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미국에서 이종장기 이식 상용화를 위한 허가용 임상시험이 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이식은 올해 중순께 시작될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말기 신부전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해 최대 50명까지 확대한 뒤 시판허가를 받는 게 목표다. 윤익진 건국대병원 외과 교수(대한이종이식연구회 회장)는 “진척 속도가 빠르다면 1년 안에 성적을 내고 상용화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으면 새 삶을 살 수 있는 환자들이 기증 부족 탓에 매일 평균 7.9명 숨지고 있다. 신장이 망가진 말기 신부전 환자는 이식을 기다리면서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한다. 뇌사 기증자가 적은 국내에선 환자가 가족의 한쪽 신장을 이식받는 일도 흔하다. 돼지 신장으로 대체하면 많은 환자가 투석과 이식 대기 고통을 덜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선 유나이티드테라퓨틱스와 이제네시스 등이 심장 등 다양한 장기에 돼지 장기를 이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부족한 장기 기증…돼지가 대안
이종장기 이식은 노화 극복 열쇠로도 꼽힌다. 낡고 오래된 장기를 교체해 이른바 ‘생명 연장의 꿈’이 가능해져서다. 이종장기 이식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3년 미국에서다. 침팬지 신장을 사람에게 이식했지만 면역거부 반응 등을 극복하지 못했다. 몸속 면역계 연구 수준이 높아져 이식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찾아내고, ‘유전자 편집’ 등을 통해 형질 전환 돼지를 만들 수 있게 되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이식 연구도 활발해졌다. 돼지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세계 첫 이종장기 이식 시험은 2022년 1월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이뤄졌다. 돼지를 선택한 것은 사람과 장기 크기가 비슷해서다. 돼지 면역계는 다른 동물에 비해 사람과 비슷해 면역 거부 문제를 극복하는 데 유리하다.
◇“韓도 기술력 충분…지원 절실”
미국은 정부 대신 민간 기업이 기술을 선도하면서 이종장기 이식 시장을 열고 있다. 국내에선 제넨바이오, 옵티팜, 바이오간솔루션 등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도 기술력은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기업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제넨바이오는 경영이 어려워져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바이오간솔루션은 동물 사육용 시설을 지을 비용을 확보하지 못해 연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진회 바이오간솔루션 대표는 “2014년 한국에서 최초로 무균돼지 생산에도 성공했지만 제자리걸음만 걷고 있다”고 토로했다.

옵티팜은 돼지 장기를 영장류에 이식하는 단계까지 성공했다. 2~3년 정도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사람 대상 연구로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윤 교수는 “형질 전환 돼지 생산 역량만 보면 한국이 미국 바로 다음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10년간 육성할 10대 중점과제에 이종이식을 포함하는 등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형질 전환 돼지 생산, 면역억제제 개발 등 다양한 후속 연구가 정부 지원을 통해 확대돼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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