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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영주권은 골드카드…500만弗 내야 발급해줄 것"

입력 2025-02-26 18:22   수정 2025-02-27 00: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보다 5배 이상 비싼 가격에 ‘미국 영주권’을 판매하는 이른바 ‘골드카드’ 정책을 선언했다. 미국 법인에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기존 투자이민(EB-5) 제도는 35년 만에 폐지된다. 투자 대신 정부에 직접 돈을 내는 방식일 것으로 예상돼 해외 부유층을 상대로 영주권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린카드(영주권)와 동일한 특권을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경로인 골드카드를 500만달러(약 71억원)에 판매하겠다”며 “영주권과 비슷한데 좀 더 지위가 높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부자들이나 애플 등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재능 있는 인재들이 미국에 장기 체류할 수 있도록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에 시도되지 않은 방식의 이 카드는 대성공을 거둘 것”이라며 “어쩌면 100만 장 이상 판매할지도 모르겠다”고 낙관했다. 골드카드 판매는 약 2주 뒤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기존 EB-5 제도는 폐지할 뜻을 밝혔다. 그는 “EB-5 프로그램을 골드카드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B-5는 거짓과 사기가 만연한 제도였고,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었다”며 “골드카드 소지자는 철저한 심사를 거쳐 미국에 투자할 수 있고, 그 자금을 활용해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1990년 도입된 EB-5 비자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투자해 미국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그린카드를 주는 제도다. 현재 최소 90만달러(약 13억원)를 미국에 투자하면 영주권을 준다. 해당 투자처는 10인 이상의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를 정규 고용하는 사업체다. 러트닉 장관은 일부 EB-5 신청자가 일자리 창출 수준을 부풀렸다며 EB-5에 회의적이었다. EB-5 비자를 가장 많이 받은 국가(작년 기준)는 중국(8311명)이었고, 베트남(1463명), 인도(733명), 대만(476명), 한국(239명) 순이다.

새 골드카드는 그린카드 기능은 물론 미국 시민권 취득으로 연결되는 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EB-5와 달리 돈을 미국 정부에 직접 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해외 투자 이민에서 흔히 활용되는 일자리 창출이나 부동산 구입, 은행 계좌 개설 등이 필요하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이것(골드카드)은 실제로 그린카드 골드(버전)”라며 “그들(이민자)은 미국 정부에 500만달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민자 검증 절차는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러트닉 장관은 골드카드 운영과 관련해 “신원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골드카드를 사는) 사람들이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시민인지 검증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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