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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곳에서 아름다움 발견한 인상파…우스터는 장벽 없는 그림들을 사랑했다

입력 2025-03-06 17:29   수정 2025-03-07 02:22

“다른 사람들이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평범한 곳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이는 축복받은 사람이다.”

프랑스 인상파 거장인 카미유 피사로가 남긴 말이다. 1800년대 당시 미술계는 역사와 신화를 주제로 엄격한 규칙과 전통적 기법을 사용한 그림만을 허용했지만 인상주의 작가들은 여기에 저항했다. 그들의 자유로운 붓 터치와 생생한 색채가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관람객을 사로잡는 이유다. 한국경제신문사와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빛, 바다를 건너다’ 특별전을 공동 기획한 우스터미술관을 전시회가 열리기 전에 찾았다. 마티아스 바섹 관장은 인상주의 가치를 “지금 바로 이 순간과 장소를 담고 있어 관객이 다가서기 쉽다”고 설명했다.
작지만 강한 존재감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우스터미술관은 미국 미술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미술관이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혹은 바다 건너 유럽 대형 미술관을 따라 하려 할 때 우스터미술관은 독자적인 가치를 추구했다.

바섹 관장은 “1898년 세워진 우스터미술관은 설립 초기부터 인상파 예술가의 작품을 수집해 왔다”며 “프랑스와 미국의 인상파 예술가뿐만 아니라 독일 스칸디나비아 등 프랑스 외의 유럽 국가 출신 작가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스터미술관의 작품을 모아보면 인상주의의 탄생뿐 아니라 각 나라로 전파되면서 일어난 변형과 재창조의 과정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우스터미술관은 ‘최초’ 타이틀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미국 미술관 가운데 최초로 클로드 모네의 작품을 구입했으며, 사진을 예술의 한 형태로 전시한 최초의 미술관이다. 우스터미술관이 미국 미술사의 중요한 발전을 선도해왔다는 평가를 듣는 이유다.

“유럽과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기와 갑옷 등 4만 점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 컬렉션을 보러 오는 사람도 많아요. 해외 전시회도 활발히 열어 매년 약 100만 명의 관람객이 우스터미술관 밖에서 우리 작품을 감상하지요.”
美 인상주의의 발견
인상주의 작품이 긴 세월을 거슬러 지금까지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그는 “특정한 지식이나 전문적인 설명 없이도 누구나 다가설 수 있는 그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장벽이 없다는 뜻이다.

인상주의 이전에 있었던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사조에선 왕권과 신, 귀족의 생활 등이 화려한 색감과 강렬한 이미지로 표현됐다. 기독교적 지식이 없다면 해석하기 어려운 작품도 상당하다. 하지만 인상주의 화가들은 대상을 묘사하기보다 순간적인 인상을 포착하는 데 집중했다. 성경과 신화에 대한 지식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림을 그리고, 즐길 수도 있었다.

프랑스에서 태동한 인상주의의 흐름은 미국으로까지 이어졌다. 유럽의 인상주의가 주로 파리 몽마르트르나 시골 마을 풍경을 묘사했다면 미국 인상주의는 차일드 하삼의 주도로 뉴욕과 보스턴 같은 도시 풍경을 적극적으로 다뤘다. 특히 하삼은 미국의 도시화와 현대성을 강조하는 작품을 많이 남겼다. 바섹 관장은 “인상주의 기원은 당시 세계 문화의 중심지이던 파리지만 각 나라의 작가가 자신만의 해석으로 또 다른 작품들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움직임을 K팝에 비유하며 “K팝이 전 세계적인 공감을 얻고 있는데, 이것이 각 나라에서 어떤 모습으로 재창조되는지 지켜보는 과정이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바섹 관장은 이번 한국 전시에 나온 작품 가운데 모네의 ‘수련’ 외에도 막스 슬레포크트의 ‘고드람슈타인 정원의 자화상’과 로비스 코린트의 ‘거울 앞에서’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코린트가 이 작품을 그리기 직전 뇌졸중을 앓아 더 이상 예전처럼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섹 관장은 “이 그림은 코린트의 (뇌졸중에 따른) 무력감과 그에 대한 투쟁을 담고 있다. 그래서 정말 대단한 작업이다”고 밝혔다.

우스터=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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