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K뷰티 빅3' 등극…신세계인터는 신흥 강자로

입력 2025-03-12 17:32   수정 2025-03-20 16:49


K뷰티 산업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브랜드 부문에선 한때 ‘뷰티 빅3’였던 애경산업이 중국 시장에 발목을 잡혀 고전하는 사이 에이피알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미국, 일본을 공략해 급부상하고 있다. 유통 부문에선 초저가 화장품을 내세운 다이소가 CJ올리브영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디바이스 강자’ 에이피알, 빅3로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화장품업체 매출(뷰티 이외 부문 제외)은 아모레퍼시픽(3조8851억원), LG생활건강(2조8506억원), 에이피알(6512억원), 신세계인터내셔날(4149억원), 구다이글로벌(약 3000억원·추정), 애경산업(2615억원) 순이었다. 눈에 띄는 곳은 에이피알이다. 미국에서 ‘메디큐브’ 화장품과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매출이 전년보다 51.3% 급증했다. 패션 부문까지 합하면 전체 매출은 7228억원에 이른다. 이 중 절반 이상이 해외 매출이다. 생활용품을 포함한 애경산업 전체 매출(6791억원)을 처음으로 뛰어넘으면서 ‘뷰티 빅3’가 됐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최근 성장세를 감안하면 올해 매출 1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패션업체인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뷰티업계의 신흥 강자가 됐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코스메틱 부문 매출은 처음으로 400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매출의 3분의 1이 코스메틱 부문에서 나온다. K뷰티 열풍을 타고 ‘비디비치’ ‘연작’ 등 자체 브랜드가 일본, 중국 등에서 잘 팔린 영향이다. 바이레도, 딥티크 등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유통권을 보유한 니치 향수 브랜드도 ‘스몰 럭셔리’로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늘었다. 올해엔 최근 인수한 비건 뷰티 브랜드 ‘어뮤즈’를 앞세워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조선미녀, 티르티르 등을 운영하는 구다이글로벌도 지난해 해외를 중심으로 매출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애경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에이지 투웨니스’가 코로나19 시기 중국에서 매출이 급감한 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3581억원이었던 애경산업 화장품 부문 매출은 지난해 2615억원까지 떨어졌다. 해외 진출이 용이하고, 마진이 높은 뷰티보다 내수 중심인 생활용품에 치우쳐져 있는 사업 구도도 약점으로 꼽힌다. 애경산업은 올해 매출 회복을 위해 일본, 미국 등으로 시장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다이소, 올리브영 ‘독주’ 멈출까
뷰티 유통 부문에선 CJ올리브영과 다이소 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물론 주도권은 CJ올리브영이 잡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필수 코스’로 꼽히는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4조7899억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9000억원 이상 증가해 시장 기대치(약 4조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외국인 사이에서는 ‘CJ올리브영 할인 행사가 있는 3, 6, 9, 12월에 한국 여행을 가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 CJ올리브영은 다이소의 급성장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다이소 매출은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뷰티 비중은 아직 미미하지만, 다른 상품군 대비 성장세가 가파르다. 다이소에 따르면 지난해 뷰티 매출은 전년보다 144% 급증했다. 다이소의 전략적 무기는 ‘초저가’와 ‘단독 기획’이다.

다이소는 기존 제품의 포장이나 용량을 줄여 1000원, 3000원, 5000원 등 균일가로 선보인다. 올리브영에서 고가 상품을 구매하기 전 다이소에서 먼저 사보고 결정하는 방식도 점차 대중화하고 있다.

다이소가 뷰티 유통 채널로 떠오르자 제조사들은 ‘미모 바이 마몽드’(아모레퍼시픽), ‘플레이 101’(에뛰드) 등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가 내외국인 사이에서 주요 뷰티 채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CJ올리브영의 독주를 멈출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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