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은 초기 단계의 개념 설계와 기본설계에 강점이 있는 기관이다.
노심 설계와 관련된 핵연료 배치 등은 한전원자력연료(KNF)가 맡을 예정이다. 노심 설계란 원자로 내부에서 핵분열이 일어나는 핵심 구역인 노심의 구조와 구성 요소를 설계하는 작업이고, 핵연료 배치는 연료 집합체를 최적의 위치에 배치해 출력 효율과 수명을 극대화하는 작업이다.
계통 설계는 한국전력기술이 담당한다. 이는 원자로 내 각 장치가 어떻게 상호 연계돼 작동할지를 설계하는 것으로, 냉각계통·제어계통·전원계통 등 모든 원전 시스템의 연결 구조를 짜는 일이다.
계측제어시스템과 주요 기기 제작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주도한다. 계측제어시스템은 원자로의 ‘두뇌’ 역할을 하며, 온도·압력·중성자속 등을 실시간 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전을 자동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한국은 2012년 뉴테크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포함한 냉각재 펌프, 안전해석코드 등 3대 핵심 기술을 국산화했는데, 계측제어시스템과 냉각재 펌프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기술 이전을 받아 자체 제작하고 있다.
부품 단위까지 내려가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최근 개발 중인 원자로 압력용기 제조 신기술을 접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원자로 압력용기란 핵연료가 들어 있는 노심과 냉각재를 안전하게 감싸는 강철 용기를 말한다. 통상 제작에 5~6년이 걸렸다. 대형 단조 주물을 만들어 반조한 뒤 용접·가공과 검사를 수차례 반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제작 속도를 높여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기간이 2~3년인 SMR은 원자력안전법상 인허가를 받기 전에는 원전 부품을 선주문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는 2~3년 안에 제조가 가능하도록 제작 기법을 바꾸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빔 용접, HIP(열간 등방압) 기술 등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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