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8.62
(8.70
0.21%)
코스닥
915.20
(4.36
0.47%)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성장엔진 식어버린 韓…10년새 덩치는 커졌지만 주머니는 비었다

입력 2025-05-29 18:07   수정 2025-06-09 16:17

지난 10~20년 동안 한국을 세계 최고 ‘제조강국’ 반열로 일으켜 세운 키워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범용 기술이 들어가는 제품을 가장 싸게, 가장 좋게 만드는 실력으로 미국과 유럽, 일본 기업을 하나둘 추월했다.


거기까지였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첨단 산업의 주인공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여서다. 휴머노이드의 실력을 가르는 핵심도 몸이 아니라 머리다. 이런 미래 산업을 이끄는 기업은 죄다 미국판이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자는 적으니 돈벌이가 안 될 리 없다. 더구나 한국 주력 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은 중국에 턱밑까지 쫓기고 있거나 이미 추월당했다. 한국과 미국의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금융사 제외)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이유다.
◇이익률 30% 넘는 국내 기업 1곳
2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국내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765조원으로 2014년(504조원)보다 51.9%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10대 기업의 매출 증가율 38.8%(1조7906억달러→2조4848억달러)보다 높았다.

하지만 수익성을 놓고 보면 정반대 결과가 나온다. 지난해 한국 10대 기업의 영업이익률 평균값은 13.4%로 미국 평균(31.4%)의 절반에 그쳤다. 격차는 2014년 10.5%포인트에서 지난해 18%포인트로 커졌다.

개별 기업 간 격차도 크다. 미국 10대 기업 중 엔비디아(62.4%), 마이크로소프트(44.6%), 알파벳(32.1%), 메타(42.1%), 브로드컴(44.6%) 등 5곳이 2024회계연도 기준으로 영업이익률 30%를 넘겼다. 한국에선 SK하이닉스(35.5%) 한 곳뿐이다.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건 물건을 팔아도 돈벌이가 시원치 않다는 의미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거센 추격이다. 저렴한 생산비에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 기업들은 이제 ‘싸고 좋은 제품’을 앞세워 한국 기업들의 텃밭을 하나씩 빼앗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놀이터였던 범용 D램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대표적이다.

미국 기업은 다르다.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혁신 생태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을 끊임없이 창조하고 있다. 오픈AI가 문을 열고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테슬라 등이 뛰어든 AI산업에서 미국은 유럽연합(EU), 일본 등이 따라오기 힘든 ‘초격차’를 만들어가고 있다.
◇규제에 갇힌 한국 기업
한국 기업이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기업들은 파운드리, 로봇, 바이오, 우주 등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결과는 아직까진 ‘기대 이하’다. 제조업에 특화한 기업 문화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단기간에 바꾸는 게 쉽지 않은 데다 기초 기술 역량이 여전히 부족한 탓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규제 본능’도 한몫했다. 미국과 중국은 자국 기업이 자율주행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도시를 열어줬지만 한국에선 아직도 일부 구간에서 테스트만 허용하고 있다. 중국은 막대한 보조금을 앞세워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주요 산업을 키우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예나 지금이나 ‘대기업 특혜’란 프레임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다시 도약하려면 기업 관련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수/박한신 기자 hjs@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