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대교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50대 남성이 6시간 만에 지상으로 내려왔다. 이 남성은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폭행당했다"면서 아동 집단수용시설 폭력 피해자를 위한 진실규명과 배상 등을 요구했다.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0분께 약 8ｍ 높이 한강대교 위에 올라 시위하던 송모(55)씨가 약 6시간 만인 오후 9시 15분께 땅을 밟았다.
송씨는 만 4세 무렵 서울의 한 보육원으로 끌려가 폭행당했다는 내용의 증언을 언론 인터뷰와 국회 간담회 등에서 한 바 있다.
이날 송씨는 '정부와 서울시는 아동 집단수용시설에서 국가폭력을 당한 피해 생존자들의 진실을 규명하고 배상하라', '정부와 서울시는 오류마을 보육원에서 국가폭력을 당한 피해 생존자들에게 사과하고 배상하라' 등의 요구사항이 적힌 현수막을 걸고 농성에 나섰다.
시 관계자들은 송씨에게 오는 25일 실무진 면담을 제안하며 그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송씨를 설득한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이사장은 "언론 보도 이후에도 서울시 등이 대책 논의를 위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화가 나 같은 행동을 한 것 같다"면서 "현장에서 서울시 측이 관련 미팅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송씨는 보육원에서 보육교사나 선배 등으로부터 폭행과 성적 학대를 당했다면서 국가와 지자체가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에게 합당한 배상과 보상을 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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