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찬탄(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대 반탄(탄핵 반대) 구도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한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이 새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8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그 대신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많은 동료시민들, 당원들과 함께 정치를 쇄신하고 우리 당을 재건하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정치는 ‘윤어게인’이 아니라 보수가 다시 당당하고 자랑스러워지도록 바로 세우는 ‘보수어게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를 성찰하고 개혁의 길에 동참하겠다는 사람들은 포용하고 통합하겠다”며 “퇴행 세력들이 ‘극우의 스크럼’을 짠다면 우리는 ‘희망의 개혁연대’를 만들어 전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반탄 후보에 맞서 찬탄·쇄신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찬탄 후보들의 연대를 우회적으로 제안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유력 주자로 꼽히던 한 전 대표의 불출마로 찬탄파 주자는 안철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으로 좁혀졌다. 반탄 주자로는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장동혁 의원 등이 도전장을 냈다.
이 밖에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주진우 의원도 이날 출마 선언을 했다. 주 의원은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은 필수”라며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면서 윤희숙 혁신위원회의 동력은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그 점(전당대회 일정이 나와 혁신안이 힘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제가 대단히 초조하고 걱정되는 부분”이라며 “당장 오늘부터라도 지도부가 결심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오전·오후 두 차례 의원총회를 열어 윤희숙 혁신안을 논의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음 의원총회 일정 역시 현재로선 미정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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