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인 도구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신흥 강자 피그마가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다. 코어위브(230억달러)에 이은 올해 미국 증시 최대 기업공개(IPO)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피그마는 28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가를 기존 주당 25~28달러에서 30~32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기업 가치는 최대 188억달러(약 26조1470억원)에 이른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발행 주식의 30배가 넘는 주문이 몰렸다고 전했다.
피그마는 딜런 필드 최고경영자(CEO·33·사진)와 에번 월리스(33)가 20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공동 창업한 그래픽 디자인 도구 개발사다. 피그마는 ‘협업형 디자인 도구’를 표방하고 있다. 구글 도큐먼트와 노션 등 문서 편집에만 쓰이던 실시간 협업 기능을 도입해 경쟁 제품보다 팀 작업을 하는 데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웹 브라우저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피그마의 최대 경쟁자는 그래픽 디자인계 부동의 1위인 어도비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어도비 제품군의 그래픽 디자인 시장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어도비는 2022년 200억달러에 피그마 인수를 시도했지만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번 IPO로 피그마에 초기 투자한 벤처캐피털(VC)들은 막대한 수익을 거두게 됐다. 디인포메이션은 IPO 최고가 기준 인덱스벤처스가 21억달러를 확보하고 그레이록파트너스(20억달러), 클라이너퍼킨스(18억달러), 세쿼이아캐피털(11억달러) 등도 거액을 쥘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그마가 실리콘밸리의 유명 VC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의 남다른 친화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필드 CEO는 2012년 미국 명문 브라운대를 중퇴한 뒤 대학 중퇴자를 지원하는 펀드 틸 펠로십 장학생으로 활동했다. 필드 CEO는 최대 7520만달러(약 1045억원)를 확보할 계획이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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