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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파동' 사진 보여주며 소고기·쌀 방어

입력 2025-07-31 18:03   수정 2025-08-01 01:53

31일 전격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 정부는 그간 레드라인(협상 불가 영역)으로 꼽은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재개와 쌀 시장 추가 개방 등을 막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 관세를 기존 목표인 12.5%로 깎는 데는 실패해 산업계 일각에선 ‘쌀과 소고기를 지키느라 자동차를 내어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산업부 출입기자단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우리는 새 정부가 들어서 농산물(개방)이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하다는 부분을 집요하게 설명하며 (미국을) 설득했고, 그 결과 농산물 추가 개방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어떤 (협상) 단계에서부터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100만 명이 운집한 시위대 사진을 들고 다니며 보여줬다”고 했다. 이런 ‘사진 호소’가 농산물 시장을 방어하는 데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여 본부장은 “2주 전 기자단 브리핑에서 ‘농축산을 포함해 전략적 결정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 뒤 국내 농민단체의 반발이 극심했는데, 이를 미국 측이 전부 모니터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협상단이 ‘농축산물은 레드라인’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국내 반발을 미국이 직접 확인하도록 한 게 협상에 도움이 됐다는 얘기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지적은 ‘소고기 30개월 월령 제한’을 두는 나라가 세계에서 3곳뿐이라는 것이었다”며 “우리는 미국 소고기 수입 국가 1위가 대한민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 내에서 협상 전략을 논할 때도 부처 간 고성이 오가곤 했다”며 “개별 부처의 입장이 다를 수는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판단할 때는 농축산물에 대한 민감성이나 역사적 배경을 충분히 고려해서 추가 개방을 막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계에선 결국 ‘농민의 표심’이라는 정치적 고려 때문에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제조업을 희생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FTA 체결국으로서 자동차 관세 12.5%를 고수하지 못한 것은 협상 실패라고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한 통상 전문가는 “한국이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양보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대가로 ‘자동차 관세 일괄 15%’를 양보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김리안/이광식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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