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조선업체들의 미국 투자에 대한 정부 보증과 대출이 1500억달러 투자금의 주류를 이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예컨대 한화오션이 미국 조선사를 인수하면 한화오션이 투자금의 일부만 내고, 나머지는 펀드 투자나 대출을 통해 자금을 대준다는 얘기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브리핑에서 조선 협력 전용 펀드의 투자 방식에 관해 “투자, 대출, 보증 등이 있다”며 “조선사들의 직접 투자액은 미미할 것이고 보증 비중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협력 전용 펀드에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금융 공기업들이 참여한다.
투자금은 미국 조선업 재건에 우선적으로 쓰인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미국에 신규 조선소를 짓거나 미국 조선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미국 조선업체들이 영세한 데다 관련 생태계도 사실상 궤멸 상태란 점에서 국내 기업이 인수하게 되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국내 조선 기자재 업체들의 미국 진출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김 실장은 “(양국 간 협력은) 선박 건조와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며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는 미국 기업과 힘을 합치면 자율운항선박 등 미래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소 신규 건립과 인수 등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는 작년 12월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앨라배마·캘리포니아에 조선소가 있는 호주 해양방산기업 오스탈 지분도 9.9% 매입했다. 경영권 인수도 추진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조선사 인수와 합작 회사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협상을 계기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군함 건조와 MRO 부문 협력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군함 건조·수리를 해외에 맡기지 못하도록 규정한 ‘반스-톨레프슨 수정법’ 때문에 미국의 비전투함 MRO만 맡고 있다. 업계에선 추가 협상을 통해 한국에서 미 군함과 블록을 만드는 방산 기지 특별구역 지정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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