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시스템 성능 관리 강자 엑셈을 가다
고평석 대표, 올 사상 최대 매출 정조준“AI 분석 솔루션 우드페커 계약 잇따라
하반기 대규모 언어 모델 운영 플랫폼 출시
빅데이터 솔루션 이빅스로 삼각편대 구축”
LS證 “소버린 AI 수혜 … 목표가 3200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9년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분석 솔루션 ‘우드페커’의 기업 계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반기 대규모 언어모델 운영(LLMOps) 플랫폼과 빅데이터 운영 관리 솔루션 ‘이빅스’ 삼각편대로 3년 내 매출 1000억원에 도전하겠습니다.”

고평석 엑셈 대표(1972년생)는 지난 29일 기자와 만나 신사업 계획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엑셈은 데이터베이스(DB) 성능 관리와 애플리케이션 영역의 IT 시스템 전 구간 성능 관리부터 클라우드·AI·빅데이터·풀스택 모니터링까지 IT 시스템 성능을 관리하는 회사다. 쉽게 설명하면 IT 업계에서 건강검진을 하는 의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업권별 전산 장애 현황(2023년)을 보면 최근 5년간 지방행정 전산망 장애가 연평균 1만7000건 일어났고, 한국 기업이 시스템 중단으로 인한 연간 손실 비용은 약 61억원인데 IT 시스템 통합 모니터링을 적용하면 장애나 부하 발생이 감소하고 운영 인력과 인프라 투자 비용이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엑셈은 IT 시스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장애 예측, 근본 원인을 분석하는 모니터링 SW(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고객사에 제공한다. 2001년 설립됐고 자체 개발한 IT 성능 관리 SW를 국내외에 판매한다.

금융권에선 우리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NH투자증권 등 180곳의 고객사를 확보했고 기업 부문에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전자·포스코ICT·한화·효성·SK텔레콤·KT·CJ CGV 등 410여 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공공부문에서 한국전력·서울시·행정안전부 등을 포함해 총 1000여곳의 고객사가 있다.

자체 영업 조직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 중심인데, 대형 시스템 통합(SI) 회사, 대형 관리형 서비스 제공업체(MSP)들을 통해서도 제품을 판매한다. 삼성에스디에스와 LG씨엔에스 등이 주요 협력사에 해당한다.

본사는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5길 40에 있는데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로 연면적 1만4916㎡(4500평), 대지면적 2982㎡(900평)이다. 2분기 기준 장부가 가치(토지+건물, 별도 기준)는 533억원이다. 양천향교역 7번 출구에서 도보로 9분 거리에 있다. 일본·중국·미국 등 29개국에 진출했는데 일본 대표 소재 기업 이데미츠 코산, 중국은행 등과도 거래하는데 경쟁사 제품 대비 기술력이 뛰어나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10% 정도에 그친다.

회사명은 Expert Empire의 줄임말인데, Expert에서 Ex, Empire에서 Em을 따온 것으로 전문가 제국이란 뜻이다. 전체 340명의 임직원 중 300명(비중 80% 이상) 정도가 SW 전문가인 개발자와 엔지니어다. 종속회사로는 신시웨이가 있다.

고 대표는 “AI 분석 솔루션 우드페커가 대기업 계열사 AI 센터에 빅데이터 운영 관리 솔루션 이빅스와 10억 이상 규모로 납품됐고, 대학교서도 계약을 완료하고 있다”며 “AI 시대에 발맞춰 공격 영업으로 실적 상승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새 LLMOps 플랫폼을 출시해 관련 사업을 수주하면서 AI 기업으로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 IT 성능 모니터링 플랫폼 ‘엑셈원’도 하반기 중 통신사의 AI 데이터센터 및 글로벌 초대형 제조기업의 공장 등 대규모 사이트에 공급하기 위해 치밀한 사전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AI 이상 탐지, 챗봇, 희소로그 모니터링 등 경쟁 제품과 차별화되는 킬러 기능을 탑재해 모니터링 사업 영역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자신했다.

매출의 절반 정도를 책임지는 데이터베이스 성능 관리 서비스 ‘DBPM’은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또 자체 개발 APM 솔루션 ‘인터맥스’는 올해 금융권 대형 사업이 많이 매출 증가 추세로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기대했다.

“엑셈원과 싸이옵스로 내년 데이터센터 시장 적극 공략”
내년 사업 계획을 묻자 “엑셈원과 싸이옵스(AI 기반 IT 운영 지능화 솔루션)를 필두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적극 공략할 예정이며 기업관리시스템(EMS)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엑셈원 SaaS형(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제품을 내년 상반기 정식 출시하고 고성능의 풀스택(Full-Stack) 옵저버빌리티 솔루션을 설치형과 SaaS형으로 모두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SaaS형 제품을 선호해 고객 수를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 대표는 “SaaS형 제품은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서 손쉽게 판매할 수 있어 시장 확장성이 크고, 설치형 제품과 달리 고객별 맞춤 서비스와 유지 보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제품 관리에 투입되는 인적 자원과 비용이 줄어들어 수익성 중심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엑셈은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쏟는다. 20여 년간 IT 성능 모니터링 노하우를 제품에 지속 반영하기 위해서다. 2021년 R&D 비용은 2021년 47억원(매출의 9.9%)비중에서 작년 79억원(12.9%)으로 연구비는 3년 만에 68.09% 증가했다.

빅데이터 및 AI 플랫폼 사업은 단순 용역에서 벗어나 데이터 카탈로그 역량을 강화하고 AI/MLOps(모델 운영) 역량을 확보하면서 AI 플랫폼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지향한다. 이를 토대로 광역지자체 카탈로그 사업, LLMOps 사업, 다양한 우드페커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고 대표는 “삼각편대인 우드페커·이비스·LLMOps가 대기업과 대형 공공기관에 성공적으로 안착 땐 매출 퀀텀 점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한 번 입점은 어려운데 고객들의 호평이 이어진다면 계속 매장 규모를 키우고 지배력을 높여 매출이 수직 상승할 수 있단 뜻이다.

전방산업 시장도 긍정적이다.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전망을 살펴보면 2021년 1조4880억원에서 2026년 3조610억원으로 연평균 19.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빅데이터 시장은 2022년 2조4050억원에서 2027년 3조9770억원으로 연평균 10.6%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장 팽창은 엑셈 실적에 도움이 된다. 엑셈의 고객들은 SW 라이선스를 구입하면서 유상 유지보수 계약도 체결하는데 SW 라이선스 비용 산정 방식은 IT 시스템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맥스게이지와 인터맥스는 보통 CPU의 코어 단위로 과금을 하는데 유지보수 요율은 기밀 사항이다. 평균적으로 SW 라이선스 매출의 10% 이상이 연간 유지보수 매출로 잡힌다. 즉 엑셈의 SW를 구입하는 고객이 늘수록 유지보수 매출이 증가하기 때문에 실적 질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AI 강국 비전을 제시한 만큼 데이터 산업 규모 증가 및 DBPM 수요의 구조적인 증가를 노릴 수도 있다.

신사업 순항으로 2020년 매출 392억원, 영업이익 96억원에서 작년 매출 612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LS증권은 올해 매출 681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전망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고점 대비 주가 40% 하락 … “현금 배당 적극 검토”
그럼에도 주가는 2023년 8월 고점 대비 3411원 대비 40.49% 빠졌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2030원으로 연초 대비 5.89% 상승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네이버 종목토론실에서 주가 하락에 대한 회사의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지적하자 “7월 17일 임시주총에서 비과세 배당 재원을 마련했고 현금 배당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고 대표의 말이 현실화되면 회사는 자본준비금 감액 방식으로 주주들이 15.4% 배당소득세 부담 없이 전액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지난 7월 에이피알이 이와 같은 비과세 배당을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총 주식 수는 7146만2308주로 조종암 회장이 지분 36.66%를 갖고 있다. 그의 아들 조현서 그룹장은 0.01%를 갖고 있다. 외국인 지분은 4.79%로 유통 물량은 사실상 60%가 안 된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225억원, 유형자산 600억원으로 재무 상태는 양호하다.

다만 인력의 85%가 개발자 및 엔지니어로 이뤄져 우수 인력들을 계속 붙잡기 위해 인건비 상승이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 또 엑셈원 SaaS 출시로 마케팅 비용이 늘 수도 있다. IT 시스템 성능 관리는 집에 돈이 없으면 건강검진을 안할 수도 있듯이 경기가 활황이어야만 고속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AI 시대로 인해 엑셈의 사업 전망은 밝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데이터독·팰런티어가 경쟁사 … 韓 IT 국가대표 기업 꿈”
어떤 회사로 키우고 싶은지를 묻자 “2023년 9월 대표 취임 후 그해 매출 539억원, 작년 612억원으로 회사를 계속 성장시키고 있다”며 “올해도 사상 최대 매출이 기대되는 만큼 3년 내 매출 1000억원으로 만들겠다”고 답했다. 또 “글로벌 경쟁사는 클라우드 모니터링 SW 기업 데이터독과 AI 데이터 분석회사 팰런티어다”며 “지금 당장 이들 회사가 될 수 없겠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만한 한국 IT 국가대표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이 10%에 그치는데 3년 내 15% 이상으로 숙제를 끝낸다는 각오다.
2017년 엑셈에 합류한 고 대표는 최고운영책임자, 빅데이터 본부장 등을 거치며 IT 내공을 닦았다. 그는 “빅데이터 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할 땐 회사에서 많은 의심과 검증이 끝이 없다”며 “동료들과 8년 넘게 신뢰가 쌓이고 도움도 받았기에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성공 스토리를 짧게 풀었다.
청춘들을 위한 인생 조언을 부탁하자 “최근 바둑계와 AI를 다룬 장강명 작가의 ‘먼저 온 미래’란 책을 읽었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AI가 이세돌 9단을 꺾으면서 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고 조훈현과 이창훈은 스승이 사람이었는데 신진서 9단은 AI에게서 바둑을 배우기도 한다”며 “실제 회사 업무에서도 AI가 많이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를 보면 AI로 인해 사회 초년생에게 출발이 불리한 환경인 것은 사실이다.

그는 “AI와 경쟁하면 힘든데,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AI라는 첨단 기술의 힘으로 기존 경제 시스템과 게임의 룰이 재편되고 있기에 큰 기회가 생긴 것이다”며 “이전 성공 방식에 집착하기보다 AI를 스승으로 생각하면서 빠르게 자신의 경쟁력을 키운다면 성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주들에겐 “기술 개발을 한시도 놓은 적 없는 엑셈은 AI 사업 기회가 늘고 있다”며 “AI 수혜주로서 안정적인 실적을 자랑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섯 글자로 회사를 압축해 달란 부탁엔 “성장과진화”라고 답했다. 직원과 고객이 성장하는 게 엑셈의 존재 이유고, 끊임없이 진화와 변화를 해야만 IT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단 것을 설명한 것이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버린 AI 흐름에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 확장으로 외형 확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엑셈의 매출 대부분은 소버린 AI(2027년 개발 완료 예정)를 선제적으로 채택할 것으로 보이는 공공·금융 부문 고객으로 대규모 사업은 생성형 AI 활용을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용역 제공, 소규모 사업은 플랫폼 구축 및 엑셈이 개발한 sLLM(소형언어모델) 공급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고 분석했다. 빅데이터 사업부 인력과 프로젝트당 투입 인력을 고려하면 연 200억원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대했다. 목표주가는 3200원을 제시했는데 현 주가 대비 57.64% 상승 여력이 있다. 내년 매출은 779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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