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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 여행 가려고 했더니 어쩌나…'날벼락' 떨어졌다 [글로벌 머니 X파일]

입력 2025-09-02 07:00   수정 2025-09-02 08:52



최근 글로벌 주요 관광지가 다시 혼잡해졌다.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전 세계 관광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일부 지역에선 일명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현상까지 나타나 지역 주민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유명 관광지에선 각종 관광 규제 도입에 나섰다. 관광객 입장에선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관광객, 1분기 3억명 돌파
2일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올 1분기 국제 관광객 수(도착 기준)는 3억명을 돌파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올해 연간으로 보면 작년보다 3~5% 증가할 전망이 나온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올해 역대 최대인 49억 9000만 명의 승객이 항공기를 이용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객 부문 매출 역시 사상 최고치인 693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IATA의 지난 4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 향후 12개월 동안 이전보다 ‘더 많이’ 여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더 적게’ 여행할 것이라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글로벌 관광객의 증가는 짧은 유행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흥국의 경제 성장과 중산층 확대가 글로벌 관광산업 팽창의 근본 배경으로 꼽힌다. 아시아, 중동 지역의 소득 증가로 여행이 대중화됐다는 것이다. UNWTO도 “세계 관광 시장의 중심이 서구에서 아시아 중산층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셜미디어(SNS) 확산도 요인으로 꼽힌다. 여행 수요가 SNS를 통해 증폭되고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에서 유명해진 관광지나 맛집은 단기간에 '버킷리스트'로 떠오른다. 예를 들어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호수, 페루의 무지개산, 한국의 경주 당일치기 코스 등은 SNS 인기만으로 방문객이 급증한 사례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 관광객이 몰려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생겼다. 일명 '오버투어리즘'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관광객이 너무 많다’는 것보다 ‘소수의 특정 장소에 관광객이 과도하게 집중된다’는 지리적 불균형의 문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매킨지는 “전체 여행객의 80%가 전 세계 관광지의 단 10%에만 몰린다”고 지적했다.
각종 규제 도입하는 유명 관광지
각국 인기 관광지는 관광객 급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크게 네 가지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일명 ‘4R(Re-cap, Re-price, Re-rule, Re-space)’이다. 관광객 정원 조정(Re-cap), 가격 조정(Re-price), 관람 규칙 신설(Rerule), 관광지 공간 규제 적용(Re-space) 등을 뜻한다.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대표적이다. 작년부터 관광 단체 규모를 25인 이하로 제한해 대규모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막고 있다(Re-cap). 한때 관광객을 대상으로 1인당 5유로의 일일 방문세 부과를 2023~2024년에 시범 운영했다(Re-price). 올 7월 28일에 시범 운영이 종료됐다. 대신 베니스시는 향후 필요시 방문세 재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베네치아는 역사 도심 내 관광 행태를 규율하기 위해 확성기 사용도 금지했다(Re-rule). 앞서 2021년에 이탈리아는 대형 크루즈선의 베네치아 석호 내 진입도 전면 금지했다. 거대한 선박으로 인한 파도와 관련 오염으로 구시가를 보호하기 위해서다(Re-space). 그럼에도 베네치아 관광객 수가 줄지 않았다.



발리도 비슷하다. 작년 2월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주는 외국인 관광세 15만 루피아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발리는 해당 재원을 환경 보호와 문화유산 유지에 사용한다. 발리 지방정부는 관광객 행동규범을 제정했고, 불법·무례한 행위 단속도 강화했다. 특히 사원에서 부적절한 복장·행위, 무면허 오토바이 운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외국인을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 최근 입국 절차 간소화 등 여행객 편의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은 간접적인 규제를 강화했다. 지난해 암스테르담시는 관광숙박세를 12.5%로 인상해 유럽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 네덜란드 정부 차원에서도 올해부터 항공권에 여객세 29.40유로를 부과하는 등 암스테르담 여행 비용이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암스테르담시는 지난해 호텔 신축을 억제하는 정책도 발표했다. 시내 신규 호텔과 관광아파트 인허가를 엄격히 제한해 숙박시설 과잉을 막고 있다. 관광객이 몰리는 중심지의 관광객 과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도심의 크루즈 터미널을 2035년까지 외곽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일본 교토시도 관련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관광객 급증에 대응해 숙박세 누진제를 내년 3월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숙박 요금이 비싼 고급호텔일수록 1인 1박당 세금을 올려 최고 1만 엔까지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해 교토 기온 지구 주민들은 일부 사유지 골목에 관광객 출입 금지 표지판을 설치하고, 위반 시 최대 1만 엔 벌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전통 마치야 골목에 관광객이 몰려 무단침입과 사진 촬영을 일삼자 지자체가 주민 민원을 수용한 것이다.

일본 후지산의 주요 등산로인 요시다 코스는 작년부터 하루 등반 인원 4000명 상한을 두고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보전협력금 명목으로 1인당 4000엔의 입산료도 받고 있다. 등산객 급증으로 환경훼손 우려가 커지면서 도입된 조치다.
저가 숙소 감소·항공료 상승
숙소 관련 규제도 확산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시의회는 2023년 관광아파트 퇴출 정책을 추진했다. 올 3월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판결을 받았다. 바르셀로나는 2028년까지 약 1만여 개에 달하는 단기 임대 허가를 전부 일몰 시켜 갱신하지 않을 계획이다. 관광용 주택 임대로 인한 지역 임대료 폭등을 잡기 위한 조치다.



뉴욕시는 2023년 9월부터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단기 임대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등록되지 않은 에어비앤비 영업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시행 1년 만에 뉴욕시의 불법 단기 임대 물량이 80% 이상 급감했다. 도시 주택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고, 관광객은 대안을 찾고 있다. 피렌체는 2023년 역사 도심 내 신규 단기 임대 영업을 전면 금지를 추진했다. 파리와 리스본 등도 단기 임대 허가 총량 제한과 최단숙박 일수 규제를 도입했다.

최근 항공료 상승도 해외 관광객에겐 부담이다. 해외여행 증가를 견인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는 예전만큼 저가 운임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운영 비용 증가와 규제 강화 때문이다. EU는 올해부터 항공유에 지속가능항공연료(SAF) 2% 혼합을 의무화했다. 2030년까지 해당 수준을 6%로 상향할 계획이다. 그러나 SAF는 기존 연료보다 3~5배 비싸다.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에서 그동안 항공사에 무료 할당했던 탄소권도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항공사는 내년부터 유럽노선 배출량 전부를 유상 구매해야 한다. 네덜란드, 프랑스 등은 항공 환경세도 인상했다. 네덜란드는 2021년 약 8유로였던 국제선 항공세를 2023년 26.43달러, 2025년 29.40달러로 대폭 올려 유럽 최고 수준으로 부과하고 있다. 항공사 입장에선 유럽발 항공권당 수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저가 항공권의 가격 하한선이 올라가고 있다.



운영비용과 좌석 공급 제약도 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감편과 구조조정으로 줄어든 항공사 운항 규모는 수요 회복에는 못 미쳐 좌석 공급이 빡빡하다. 공항시설 사용료도 올랐다.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은 올해 항공사에 부과하는 공항료를 41% 인상하기로 했다. 내년엔 추가로 6% 인상하고 2027년에 일부 조정할 예정이다. 공항 측은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으로 운영비가 급증해 불가피한 조치라 설명했다. 일각에선 LCC 산업의 '초저가 시대'는 구조적으로 막을 내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관광 산업은?
현재 한국 관광 산업은 어떨까.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은 사상 최대인 2009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약 202억 5000만 달러의 관광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올 1분기 입국객 수는 역대 1분기 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9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 그러나 양적 증가 이면에는 질적 저하가 숨어 있다는 지적이다.

야놀자리서치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976달러였다. 2019년 1분기의 1290달러 대비 24.4% 급감했다. 저부가가치 크루즈 관광의 급증, 고액 소비의 중국인 관광객 수의 더딘 회복, 외국인 대상 면세점 매출액 감소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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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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