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듯 창작에도 균형이 필요해요. ‘열심히 대충’해야 창작자로서 건강하게 오래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인디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리더 윤덕원(사진)은 2일 서울 원서동에서 열린 첫 책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동안 SNS 자기소개가 ‘열심히 대충하는 사람’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브로콜리너마저에서 보컬과 베이스를 맡고 있다. 2007년부터 싱어송라이터로서 ‘앵콜요청금지’ ‘졸업’ ‘보편적인 노래’ 등 브로콜리너마저의 전곡을 작사·작곡해왔다.
책은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는 ‘대충’과 ‘열심히’라는 개념을 창작의 태도로 제시한다. “창작하다 보면 깐깐함이 마무리 단계에서 많이 발휘되더라고요. ‘마지막에 자기를 짜내는 과정을 좀 대충하고, 그러기 위해 다른 단계를 열심히 해두는 게 좋겠다. 그래야 창작자로서 건강하게 오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글도 노래도 ‘짓기’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는 창작을 양육에 비유했다. “창작물은 내 자녀 같은 게 아닐까요. 내가 그를 마음대로 할 수는 없지만, 그를 더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해줄 순 있어요. 어느 순간에는 친구가 되고, 어느 순간엔 내가 그에게 기대게 되겠죠. 제가 일일이 돌봐야 할 대상도 아니에요. 언젠가는 그가 저를 돌봐주겠죠.”
“계속해서 노래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그는 창작자의 책임을 강조했다. ‘창작물은 창작자를 떠나면 끝이다!’는 말에 반대한다며 “만든 노래, 만들 노래에 계속 책임을 지면서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책 출간에 맞춰 동명의 노래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도 지난달 25일 공개했다. 그는 “음악을 하다 보니 책을 낼 때 그것과 결합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며 “책의 OST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노래에는 출판사 직원들도 코러스로 참여했다. “제가 밴드 활동을 오래 해왔는데, 책도 제작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협업하잖아요. 책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인 만큼 팀워크를 다질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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