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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미 투자·농산물' 관세협상 실무협의…구글 지도 논의도

입력 2025-09-09 08:57   수정 2025-09-09 08:58

한국과 미국이 지난 7월 말 타결한 관세 협상의 후속 조치를 위한 실무협의를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실무협의에서는 미국이 대(對)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하면서 약속한 '대미 투자 패키지'를 구체화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 민감한 사안도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 통상 실무 대표단은 최근 미국 워싱턴DC를 비공개로 방문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 상무부 등 당국자들과 관세 협상 후속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는 지난 7월30일(현지시간)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를 큰 틀에서 확인했다. 하지만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선 아직 협의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상호관세율 인하를 조건으로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약속했다. 지난달부터는 15%의 상호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한국은 대미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에 붙는 품목관세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미국과 합의했지만 아직 미국 내 행정절차 등을 이유로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은 한국이 먼저 약속을 이행하는 '행동'에 나서야 자동차 관세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를 지렛대로 삼아 관세 협상 후속 실무협의에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실무협의에서는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 패키지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와 관련해 양측이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 투자 패키지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결정할지, 투자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지 등이 핵심 쟁점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제안한 투자 패키지는 조선 분야에 1500억달러,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 2000억달러를 각각 투자하는 방식이다. 직접 투자와 대출, 보증 등을 통해 지원하는 개념으로 이뤄진다.

한국은 직접 투자는 5% 정도로 한정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투자 프로젝트를 간접 지원하는 보증으로 채워 실질적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한국이 높은 비율로 자국이 직접 지정한 분야에 지분 투자를 하기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

한국 정부는 이미 내년 예산안에 대미 투자 확대에 대비해 산업은행·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에 자본금 확충, 추가 출자 등을 위한 예산 1조9000억원을 반영하는 '행동'에 나섰다.

미국은 투자 대상 선정도 자국이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이는 투자 대상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따져보면서 투자를 결정하고, 한국 기업도 참여시키길 원하는 한국 측 입장과는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투자 이익 귀속 문제도 투자 이익 중 90%를 미국이 보유하겠다는 것이 미국 측 입장인 반면 한국은 '이익의 90%를 미국에 재투자한다'는 맥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대미 투자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투자금이 모두 회수되기 전까지는 양국이 수익을 절반씩 나눈다. 투자금이 회수될 경우 미국이 수익의 90%를 취하는 방식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산물 분야에서도 미국은 한국에 '선 행동'을 요구하면서 비관세 장벽 해소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 관세 협상 타결 과정에서 미국에 '과채류 수입 위생 관련 양국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한국 정부는 쌀과 소고기가 이번 합의 대상에서 제외됐고 검역 체계도 기존 틀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농산물 추가 개방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협력 강화'를 통해 사실상 중단 상태인 미국산 농산물의 검역 절차 진행 속도가 빨라진다면 사과, 배, 복숭아 등 미국산 과채류의 한국 수입 일정이 빨라져 실질적인 미국산 농산물 추가 수입 개방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플랫폼법 도입, 구글과 애플이 요구한 정밀 지도 반출 허용 등 디지털 분야 현안들도 실무협의 테이블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워싱턴DC에서 진행되고 있는 관세 협상 후속 실무협의가 상당 수준으로 정리된다면 장관급 협의를 거쳐 논의 내용을 확정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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