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ABCDEF 성장'에 민주당의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ABCDEF는 AI(A·인공지능)·바이오(B)·문화 콘텐츠(C)·방위산업(D)·친환경 에너지(E)·제조업 첨단화(F)의 앞 글자를 딴 단어로 이재명 정부의 신성장 전략을 상징한다. 소상공인·취약계층 채무 부담을 덜어내는 입법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보수가 경제를 잘한다는 얘기는 흘러간 유행가 가사"라며 "경제를 제대로 되살리기 위해선 ABCDEF 성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AI에 관해선 AI 데이터 진흥법, AI 산업 인재 육성 특별법 등을 통해 공공 서비스의 AI 대전환, AI 인재 지원 등을 이끌겠다고 했다.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안건에 오른 반도체산업특별법에 대해선 "초격차 세계 1등 반도체 국가로서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이 법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보조금 지원책 등을 담고 있다.
바이오 산업 육성과 문화콘텐츠 산업 지원에 대해선 각각 규제 혁신과 전략적 지원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했다. "새로운 수출 분야"로 추켜세운 방위산업에 대해선 수출 확대를 위한 금융·세제 지원과 연구개발(R&D) 확대를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 신설,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단지 조성 등도 언급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자립화와 석유화학 산업 고도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 철강 기술 전환도 강조했다.
정 대표는 또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을 덜어내 제도권 안으로 다시 들어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공언한 성실 상환자 324만 명에 대한 신용 사면과 자영업자 재기를 돕는 새출발기금 지원 확대를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임대료 인상을 막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은행의 가산금리 산정 요건을 일부 제한하는 은행법, 가맹점 사업자의 협상력을 키우는 가맹사업법 등 주요 법안들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외교 현안을 두고는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뛰어난 전략가이자 협상가의 면모를 보였다"며 "이제 국회가 정상회담 결과를 영양분 삼아 실용 외교 기조로 이 대통령의 짐을 덜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시금석이 바로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될 것"이라며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처임을 환기하고 새로운 무역 루트를 열게 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간곡히 제안한다. 내란과 절연하라"며 "언제까지 내란당의 오명을 끌어안고 살 것인가"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며 "국민의힘이 극우적 시각의 틀을 깨고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가 "청산되지 못한 과거가 극우와 손잡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 대목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며 한차례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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