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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부당지원' 박삼구 2심 집유…징역 10년서 대폭 감형

입력 2025-09-18 11:45   수정 2025-09-18 11:47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 회사를 부당 지원하고, 회삿돈을 3000억 원 넘게 횡령한 혐의를 받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에 비해 형이 대폭 낮아졌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김종호 부장판사)는 1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박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금호그룹 윤모 전 전략경영실 기획재무담당 상무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박모 전 전략경영실장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모 전략경영실 기획재무담당 상무는 무죄다.

금호산업(현 금호건설) 법인에도 벌금 2억원이 선고됐다.

앞서 2022년 8월 1심에서 박 전 회장은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10년, 나머지 직원들은 징역 3~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바 있다.

박 전 회장 등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1심과 달리 2심 재판부는 부당 지원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만 인정했다. 처벌 수위가 높은 특경법상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이 뒤집혔다.

재판부는 2015년 12월 금호터미널 등 계열사 4곳의 자금 3300억원을 빼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 인수 대금에 쓴 혐의(특경법상 횡령)에 대해 “피해자 회사들의 자금이 박 전 회장이 지배하는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의 금호산업 주식 인수 자금으로 사용됐지만, 이는 유효한 자산유동화 거래구조에 따라 이뤄졌고 변제기와 이자 등 거래조건도 통상적인 경우에 부합한다”며 무죄로 봤다.

이어 “제공된 자금에 대해 충분한 규모의 담보가 제공됐고,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변제계획을 갖고 있었으며 실제로 원리금의 변제가 모두 이뤄졌다”며 “피해자 회사들의 자금을 자기 소유인 것처럼 처분하려는 불법영득 의사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016년 4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던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기업에 저가 매각한 혐의(특경법상 배임)에 대해서도 “2700억원이라는 매각 가격은 금호터미널 주식 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했거나, 적어도 주식 가치에 비해 현저하게 저가로 결정된 가격은 아니다”라며 “금호터미널 주식 매각으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같은 해 12월 스위스 게이트 그룹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1333억원에 저가 매각한 혐의(특경법상 배임) 역시 “기내식 독점사업권을 저가에 양도했다고 볼 수 없고, 계약 과정에서 게이트 그룹에 최소 순이익 보장 등 불리한 계약을 설정해줬다고도 할 수 없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손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게이트 그룹이 독점 사업권을 따낸 대가로 금호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어치를 무이자 인수하도록 거래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서만 “그룹 지배력이 강화되는 부당한 이익이 제공됐다”며 유죄가 인정됐다.

박 전 회장이 2016∼2017년 아시아나항공 등 9개 계열사를 동원해 금호기업에 1306억원을 담보 없이 싼 이자로 부당 지원하게 함으로써 그 이익이 금호기업 특수관계인인 자신에게 돌아오게 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도 유죄로 정리됐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그룹에 대한 지배권이 유지·강화되는 부당한 이익이 제공됨과 동시에 금호기업에 유리한 경쟁 조건을 누릴 수 있는 부당한 지원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박 전 회장은 경영권 회복을 위해 자신이 주식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금호기업을 만들어 그룹의 지주사이자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인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하려 한 혐의 등으로 2021년 5월 재판에 넘겨졌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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