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는 수공예품·빈티지 제품 등을 주로 파는 온라인 쇼핑몰 에시(Etsy)에 즉시 결제 기능을 우선 적용했다. 향후 100만여 개의 입점업체를 보유한 쇼핑 플랫폼 쇼피파이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는 단일 상품만 살 수 있지만 여러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장바구니’ 기능도 조만간 추가할 예정이다.
즉시 결제 서비스 도입을 위해 오픈AI는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와 손잡고 ‘에이전트 상거래 프로토콜’(ACP)을 개발했다. ACP는 사용자와 쇼핑 사이트를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한다. 사용자가 카드를 쥐여주고 특정 물건을 요청하면 이를 사 오는 ‘디지털 쇼핑 도우미’인 셈이다.
각 쇼핑 사이트는 구매·결제 등 백엔드 시스템을 바꾸지 않아도 ACP를 통해 챗GPT의 e커머스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다. 오픈AI는“ACP는 AI 에이전트와 사람, 기업이 협력해 구매를 완료할 수 있도록 돕는 AI 상거래를 위한 개방 표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CP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기업이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는 별도 홈페이지를 열어뒀다. 오픈AI는 수익화를 위해 판매자에게 판매 상품당 소액의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a16z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을 충동구매, 필수 소비재, 라이프스타일 상품, 기능성 내구재, 일생일대의 구매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이 중 충동구매와 일생일대의 구매를 제외한 품목은 AI 커머스의 영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마트 계산대에서 초콜릿바를 살 때는 별다른 고민이 필요 없고, 자동차나 집을 살 때는 발품을 팔아야 하지만 식료품(필수 소비재), 화장품(라이프스타일), 자전거(기능성 내구재) 등은 구매에 필요한 조언을 AI에 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AI 기업들은 블루오션인 AI 커머스 시장에 먼저 깃발을 꽂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17일 오픈AI ACP와 경쟁할 AI 결제 프로토콜(AP2)을 공개했다. 구글은 AP2를 AI 에이전트가 정말로 사용자 권한을 얻어서 물건을 대신 구매하는 것인지, 혹은 환각으로 엉뚱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구글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60개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퍼플렉시티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유료 고객을 대상으로 AI 커머스 기능을 도입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