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후, 부천역 피노키오 광장. 평일임에도 광장은 삼각대와 카메라로 북적였다. 일부 유튜버와 BJ들이 고성을 지르며 촬영을 이어가자, 주변 상인들의 표정은 굳어졌다.
부천역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A씨는 “손님이 줄어 장사가 안된다"며 최근 한 달 매출이 20~30%가량 감소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유튜버들이 몰려드는 날은 가족 단위 손님이 발길을 돌린다”며 한숨을 쉬었다.
부천시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최근 1년간 수십 건 이상으로 늘었다. 소음·안전 위협·상권 피해가 반복되면서, ‘도시 이미지를 지키지 못하면 투자와 소비도 외면받는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29일 현장을 찾아 “부천역은 시민 모두의 공간”이라며 “시민 생활을 위협하는 불법 방송을 뿌리 뽑겠다”고 선언했다. 시는 이번 대응을 단순한 단속이 아닌 지역경제 회복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대책은 세 갈래다. △광장 구조 변경 등 시설개선 △상인 네트워크 활성화와 문화행사 유치 같은 공동체 협력 △민원창구 운영·조례 개정·특별사법경찰 투입을 통한 제도지원이다. 특히 피노키오 광장에는 범죄예방 환경설계(셉테드)를 도입해 장시간 촬영이 어렵게 구조를 손질한다.
조 시장은 더 나아가 “막장 유튜버가 부천에서 돈을 벌 수 없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플랫폼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수익 창출 경로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천시는 영화제·만화 축제 등 문화 콘텐츠로 도시 브랜드를 키워왔다. 하지만 부천역의 ‘막장 방송’ 문제가 방치된다면 이런 노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게 부천시의 판단이다.
조 시장은 “부천역이 시민이 안심하고 찾는 공간이 돼야 상권도 살아난다”며 “이번 대응은 단순 규제가 아니라 도시 경쟁력 회복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부천=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