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공장의 웨이퍼 생산능력은 연 2.7GW 규모다. 이번 인수로 OCI홀딩스는 태양광 밸류체인의 시작점인 폴리실리콘에 이어 두 번째 단계인 웨이퍼 생산 능력도 자체적으로 갖추게 됐다.
당초 이 공장은 엘리트솔라파워가 이달 말 가동할 계획이었지만 완공 직전 급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제한대상외국기업 조항을 신설해 미국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 자본이 25% 이상 들어간 태양광 소재를 쓰는 사업자를 재생에너지투자세액공제(ITC) 대상에서 배제했다. 엘리트솔라파워의 모태가 2005년 중국 난징에 설립된 ET솔라라는 점에서 미국은 이 회사를 사실상 중국 회사로 분류했다. 이번 지분 거래로 엘리트솔라파워의 베트남 생산법인 지분은 24% 밑으로 떨어졌다. 나머지 약 10% 지분은 비중국계 기업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OCI홀딩스는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한 웨이퍼를 이르면 내년 초부터 미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 규모를 연 5.4GW로 두 배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규정상 제한대상외국기업에 들어가지 않는 만큼 미국 수출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2022년부터 동남아 태양광 생산시설의 실소유주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뒤바뀌기 시작했다. 중국 기업이 실소유주로 확인되면 미국행 선박에 실린 태양광 소재·부품에 고율 관세가 붙었기 때문이다.
동남아에 진출한 중국계 태양광 기업들이 생산량을 대폭 감축하거나 ‘공장 바겐세일’에 나선 배경이다. 지난해 룽지에너지의 베트남법인인 비나솔라는 현지 공장 인력을 수백 명 감축했다. 중국 트리나솔라도 태국 태양광 패널 공장 한 곳을 멈춰 세웠다. 뉴이스트솔라에너지의 캄보디아 공장도 지난해 가동을 중단했다.
업계에선 미국 태양광 시장을 장악했던 중국의 빈자리를 한국이 상당 부분 채울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기업이 동남아에 매물로 나온 중국 기업 공장을 사들이거나 아예 미국 현지에 태양광 생산시설을 짓는 식으로 공급망을 구축할 유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 태양광 시장에 중국의 진입이 막힌 만큼 한국에는 상당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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