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혈액을 통해 사람 몸의 노화 정도를 알려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23년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는 5676명의 성인 혈액의 단백질을 분석해 심장, 뇌, 신장, 간 등 주요 11개 장기의 개별적인 노화시계를 밝혀냈다. 모든 장기가 동일한 속도로 늙는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특정 장기가 유독 빠르게 늙는 ‘가속 노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가속 노화는 질병 발생과도 상관관계를 보였다. 예를 들어 심장이 빠르게 노화된 사람은 심부전 발병 위험이 높았고, 뇌와 혈관 노화가 가속된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가능성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도 우리 몸속 장기들의 노화 상태를 정확히 알려주고, 나아가 미래의 질병까지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의미한다.또한 과학자들은 쥐를 이용한 ‘패러바이오시스(병체결합)’ 실험을 통해 혈액이 노화 조절의 핵심 요인이라는 가설도 입증하고 있다. 젊은 쥐와 늙은 쥐를 외과적으로 연결해 혈액 순환계를 공유하게 한 결과, 놀랍게도 늙은 쥐의 근육과 뼈가 회복되고 기억력이 향상됐다.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3개월의 혈액 공유가 수명까지 연장시켰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젊은 쥐의 혈장만 주입해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혈액 속 특정 단백질, 대사체, miRNA 등 다양한 인자들이 노화를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엑서카인은 운동을 하면 근육, 간, 지방 등 여러 장기에서 혈액으로 분비되는 물질이다. 호르몬, 단백질, 핵산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최근 실험 결과에 따르면, 꾸준히 운동한 늙은 쥐의 혈장을 운동하지 않은 늙은 쥐에게 주입했더니, 후자의 뇌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되고 기억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앞으로 엑서카인을 기반으로 한 노인성 질환 치료제의 개발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융합연구단은 노화되면 감소하지만 운동하면 증가해 노화된 뼈와 새로운 ‘엑서카인’을 발견했다. 본 연구팀은 혈액 속 노화 조절 인자를 찾아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며, 모두가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