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Dn은 얼음을 구하기 어려운 산업 현장에서의 절단 사고 대응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 없이도 즉시 냉각할 수 있는 응급 보관 키트를 개발하는 사회 문제 해결형 스타트업이다. 최민석 대표(25)가 2025년 7월에 설립했다.
AIDn이라는 이름은 ‘AID(도움)’와 ‘Necrosis(괴사)’의 합성어로, 사고 발생 후 병원에 이송되기까지의 골든타임 동안 절단 부위를 조직 손상 없이 안정적으로 보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산업현장에서는 절단사고 발생 시 얼음이나 비닐봉지에 절단 부위를 넣어 이송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직접적인 냉기에 의해 조직이 얼어 괴사 되거나, 적정 보관 온도(0~4℃)를 유지하지 못해 수술 성공률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안고 있다.
AIDn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 없이도 즉시 냉각이 가능한 질산암모늄 화학 반응을 활용한 냉각 키트를 개발했다. 이 키트는 사용자가 트리거를 당기면 즉시 냉각되고, 이후 약 3시간 이상 0~4℃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병원까지 이송되는 동안 절단 부위의 조직 생존율을 높인다.
AIDn은 단순한 응급 키트를 넘어서 산업 안전과 생명보존을 위한 ‘현장 중심 응급의료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며 구급차, 공사 현장, 농촌, 군부대 등 다양한 응급 상황에 직접 투입이 가능하게 현장 맞춤형으로 개발하고 있다.
“AIDn의 절단 사고 대응 키트는 누구나 10초 이내에 작동시킬 수 있는 ‘즉시 냉각형 일체형 키트’입니다. 절단 사고자가 사용할 수 있게 최대한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하였습니다. 사용자가 외부 끈을 당기면 내부에 장착된 물팩이 터지며, 고정된 질산암모늄과 반응이 시작됩니다. 이 화학 반응을 통해 빠르게 냉각이 진행되며, 제품 내부는 조직을 유지할 수 있는 0~4℃의 적정 온도 범위를 단시간 내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경쟁력의 핵심은 복잡한 준비 없이도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냉각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기존 응급처치 제품들은 얼음을 직접 구해야 하고, 실수로 얼음이 절단 부위에 직접 닿으면 조직이 얼어버리는 문제(동상 유사 괴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AIDn은 냉각제와 절단 부위 사이에 직접 접촉이 없도록 층 분리 구조를 도입해, 냉각 효과는 유지하면서도 조직 손상 위험을 최소화했다.
구급차, 공사 현장, 농촌, 군부대 등에서 별도 장비나 전력 없이 사용 가능하고, 누구든 물 한 방울 없이, 끈을 당기는 동작 하나로 응급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응급 현장 특화된 실질적 경쟁력을 갖는다. 게다가 이 구조는 단순한 ‘아이스팩 보관’ 수준이 아니라, 절단 직후부터 병원 도착 전까지의 골든타임 동안, 수술 성공률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한 온도 제어, 조직 보호, 이동 편의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현장 전문가들(119대원, 외과의사, 산업안전 관리자 등)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구조가 최적화되었으며, 1회 사용에 최적화된 위생적 설계 또한 차별점으로 작용한다.
AIDn는 절단 사고 대응의 중요성을 사회 전반에 알리고, 산업 현장에서의 응급 대응 인식 개선을 유도하는 브랜딩 중심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최 대표는 “현재 AIDn 시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반응을 검증하고 초기 수요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판로개척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건설사, 의료기관, 119 구급대원 등 실제 절단 사고가 발생하는 현장의 실무자들을 직접 찾아가 제품 시연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얻은 피드백을 기반으로 제품의 구조 개선 및 사용자 매뉴얼을 구체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연은 단순한 홍보 목적이 아닌, 구매 의향 고객의 실제 니즈와 전환 조건을 파악하고 이를 실질적인 계약으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 수립 과정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협약이 체결된 기관은 많지 않지만, 발로 뛰며 쌓은 신뢰와 반복된 피드백을 바탕으로 PoC(실증 테스트) 및 파일럿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하나씩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마케팅 단계로 진입하기 전, 산업안전·응급의료·공공조달 분야 박람회에 참가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전시 현장에서는 제품의 즉시 냉각 구조와 절단 사고 대응 방식을 실시간으로 시연하고, 관람객이 실제 상황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응급 시나리오를 연출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제품이 해결하는 현재의 문제를 명확히 전달하고, 행사 이후에는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후속 인터뷰와 구매 전환 유도 전략도 함께 추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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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과 교수진, 응급구조학과 교육자, 산업안전 전문가 등 의료·안전 분야의 전문가 네트워크와의 연계를 통해 제품 신뢰도와 기술 타당성을 검증받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신뢰 기반 접근 방식은 향후 B2B 계약 및 공공조달 시장 진입 시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AIDn은 지속적인 현장 검증과 전문가 피드백을 통해 시장성과 공공성을 모두 확보한 구조형 제품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AIDn은 현재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시제품 제작과 구조 개선까지는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의료보조기기 등록을 위한 인증 절차와 지속적인 제품 제작·양산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외부 투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먼저, 의료기기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KC, MFDS(식약처), 기술성, 안전성 등 복수의 인증 절차를 확보해야 하며, 이 과정에는 시험비용, 기술검증, 전문가 자문 등 고정적인 현금 지출이 동반됩니다. 현재 정부자금만으로는 인증과 양산 준비를 병행하기에 현실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또한, 화학 반응 기반의 일회용 냉각 키트라는 구조 특성상, 단순한 조립이 아닌 초기 금형, 고정형 파우치, 특수 단열소재 등 부품별 단가 조정과 제조라인 준비가 필수적이며, 본격적인 수요 대응을 위해서는 최소 수백 개 단위의 초기 생산 인프라를 갖춰야 합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시드 투자 규모의 외부 자금 유입이 필수입니다.”
AIDn은 시제품 시연과 인터뷰를 통해 제품 필요성에 공감하는 B2B 잠재 고객층(건설사·응급교육기관 등)과 초기 접점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파일럿 공급과 PoC 결과를 축적해 신뢰 기반의 첫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증·생산·마케팅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초기 투자자 또는 AC(엑셀러레이터)를 확보하며, 투자 유치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인증 확보와 지속 생산 체계 구축 영역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AIDn은 생명을 지키는 응급 보관 키트를 통해 안전과 구조의 사각지대를 해결하려는 구조 기반의 헬스·인더스트리얼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임팩트와 시장 확장성을 함께 이해하는 초기 투자 파트너와의 연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양돈 축산업을 하는 아버지 아래에서 자라왔습니다. 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져 온 1인 축산 농장은 매우 노후화되고 열악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지만, 시설을 개선하려면 항상 큰 비용이 수반되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러한 열악한 1인 축산 환경을 직접 바꾸고, 아버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24년 8월, 축산업에 종사하던 친구가 작업 중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겪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친구는 절단 부위를 보관하기 위해 얼음을 사용했지만, 얼음이 신체에 직접 닿아 조직이 괴사하면서 수술이 실패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절단 사고 발생 시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보관 키트를 개발해야겠다는 문제 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저는 실제 산업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사 안전 담당자, 응급의학과 의료진, 119 구급대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자문을 진행하며 아이템을 구체화해 나갔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2025년 중소벤처기업부 예비창업패키지(소셜벤처 분야)와 한남대학교 창업중심대학 프로그램에 모두 선정되었고, 현재는 한남대학교를 통해 지원사업을 수행하며 시제품 개발과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중앙대학교 캠퍼스타운 입주팀으로 활동 중이며,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아산나눔재단 DUOS 트랙)와 교육부 주관 학생창업유망팀 300(U300)에도 선정되어 전문 멘토링과 IR 역량 강화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창업 후 최 대표는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순간은 만들고자 하는 제품이 실제 사고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공감해 주는 사람들을 직접 만났을 때”라며 “이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 자체가 지인의 절단 사고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이 아이템이 단순한 사업 아이디어가 아니라,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구조적 솔루션이라는 확신이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최 대표는 “AIDn은 현재 시제품 구조를 마무리하고 현장 피드백을 반영하는 단계에 있으며, 2025년 하반기까지 실증 테스트(PoC)를 기반으로 한 제품 개선과 초기 거래 확보를 단기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건설사·응급기관과의 인터뷰를 지속하면서 구매 조건을 분석하고, 박람회 및 전시회에서 직접 시연을 통해 리드 고객을 확보하고 후속 상담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실행 중”이라고 말했다.
“중기적으로는 2026년 상반기까지 기술인증과 의료인증(KC·식약처 등)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B2B 중심의 초기 납품을 통해 실매출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OEM 생산 협력 업체와의 협의, 금형 개발 및 소재 조달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건설사 및 안전물품 유통 파트너와의 파일럿 계약을 체결해 반복 공급 구조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AIDn의 제품을 국내 산업 현장의 표준 응급 장비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 전력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절단 사고 빈도가 높은 해외 산업 환경(예: 동남아, 중동, 개발도상국, 분쟁지역 등)에 맞춘 글로벌 보급형 모델도 함께 개발할 계획입니다. 또한, 절단 사고 대응에만 머무르지 않고, 응급 냉각·보관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군(농기계 사고, 전기톱 작업, 중장비 정비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을 중장기 전략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AIDn은 실질적인 구조 해결력을 가진 제품을 시장에 구현하고, 단순 판매를 넘어 ‘산업 생명안전’이라는 공공적 가치를 실현하는 응급 대응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AIDn은 아이템을 인정받아 중앙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됐다. 중앙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은 시설 임차비용, 공용 사무기기 무상 지원, 공과금을 비롯한 시설 운영비 일부 지원 등의 혜택을 지원받는다. 기업의 희망과 특성 등을 고려해 전용 사무공간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배정되며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설립일 : 2025년 7월
주요사업 : 절단사고 대응 키트 개발, 절단부위 보관 냉각키트 개발
성과 : 2025 창업중심대학 한남대학교 정부지원사업 선정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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