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200억弗 대미투자 '외화 수익+기금채'로 조달

정부가 연간 200억달러(총 2000억달러) 한도의 대미 투자펀드 재원을 외환보유액을 운용해 벌어들인 이자·배당 수입과 신설되는 대미 투자펀드 기금(가칭)이 정부의 보증을 받아 발행하는 채권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30일 정부와 여당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외화 운용 및 조달 상황을 긴급 점검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기본 재원인 외환보유액 손실과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는 한편 국가 재정을 추가로 투입하는 일이 없도록 설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220억달러다. 한국은행은 이 가운데 3600억달러를 미국 국채 등 유가증권에 투자해 매년 150억달러 안팎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운용 수익을 시장에 재투자했지만, 앞으로는 대미 투자펀드 재원으로 돌릴 계획이다.

나머지 50억달러는 대미 투자펀드 기금채를 활용할 계획이다. 기재부가 한은에서 일정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빌려 기금을 조성하고, 이 기금이 정부의 보증을 받는 달러 채권을 발행하는 구조다.

알려진 것과 달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통한 달러 조달 방안은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외환시장에서 직접 원화를 팔아 달러를 사는 방식이 아니어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투자 실패로 외환보유액이 급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는 ‘엄브렐러 특수목적회사(SPC)’ 등 여러 겹의 원리금 보호 장치를 포함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정영효/김익환/강진규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