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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위약금 '1900억원' 내고 만다…면세점 '비명'

입력 2025-11-03 20:00   수정 2025-11-03 20:13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여행 가는 내국인이 모두 늘었지만 오히려 면세업계는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면세점 대신 올리브영·다이소 같은 로드숍을 찾는 외국인이 많아진 데다 고환율에 내국인의 면세 소비가 위축된 여파다. 최근 주요 면세점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잇따라 철수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30일 인천공항 면세점 DF2(화장품·향수·주류·담배) 권역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같은 달 18일 DF1(향수·화장품) 권역 사업권을 반납한 신라면세점에 이어 두 번째다.

두 면세점의 위약금은 각각 19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면세점들이 이 같은 막대한 위약금을 감수하고도 사업권을 반납한 것은 예상 적자 규모가 위약금을 웃돌 것으로 보이기 때문. 업계는 매월 60억~8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면세점 임대료는 공항 이용객 수에 객당 임차료를 곱하는 방식으로 임대료가 산출된다. 공항 이용객이 늘수록 임대료는 늘어나지만 매출은 비례하지 않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408만2311명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전인 2019년 동기 대비 16.7%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213만7427명)과 비교해도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로 떠난 우리 국민도 2165만7007명으로 전년 동기(2119만6693명)대비 2.2% 늘었다.


출입국객은 증가했지만 소비 패턴은 확연히 달라졌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단체 여행보다 개별 여행이 늘면서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기존 면세점 중심에서 로드숍 중심으로 이동했다. 명동, 홍대 등 주요 상권 로드숍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체험존 운영과 간편 결제 서비스 확대 등 편의성을 높인 데 반해 상대적으로 한정된 공간과 상품을 갖춘 면세점의 매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국인의 경우 높은 환율에 여행 경비가 증가하면서 소비를 줄이는 추세다. 게다가 "(고환율에) 면세품이 일반 매장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인식까지 더해졌다. 내외국인 모두 여행객은 늘었지만, 면세점에서 지갑을 잘 열지 않는 셈이다.

그러자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법원에 임대료 인하 조정을 신청했다. 법원이 임대료를 25~27% 인하하도록 권고했지만, 인천공항공사는 배임 또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소지와 타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양사는 손실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판단,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반납한 DF1, DF2 권역 등 2곳의 사업권에 대해 이르면 연내 신규 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DF1 및 DF2 권역에 대한 재입찰 공고 연내 게시를 목표로 입찰 조건과 기준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관심은 공사가 제시할 최저수용금액(여객 1인당 임대료) 등 입찰 조건에 쏠려 있다. 2022년 입찰 당시 공사가 제시한 최저수용금액은 DF1 권역이 5346원, DF2 권역이 5616원이었다. 당시 신라면세점은 8987원, 신세계면세점은 9020원을 각각 써내 낙찰받았다.

업계에서는 현재 인천공항에 매장이 없는 롯데면세점과 DF5(럭셔리 부티크) 권역을 운영 중인 현대백화점을 유력 후보로 꼽는다.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한 태국 킹파워, 프랑스계 라가르데르(Lagardere), 스위스 아볼타(Avolta·옛 듀프리) 등 글로벌 사업자가 인천공항 입찰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재입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인천공항점이 경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철수로 명동 본점만 남게 된 만큼 재진출 필요성이 상당하다.

다만 면세업계의 구조적 부진과 과도한 임대료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입찰 경쟁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는 최근 신라·신세계면세점의 조정 신청에 대해 임대료 25~27%의 인하를 권고한 법원 조정안 수준에서 향후 입찰가 상한선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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