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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이 반년 만에 11억 됐다"…잔혹했던 '동전주'의 대반전 [핫픽!해외주식]

입력 2025-11-11 07:06   수정 2025-11-11 07:4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5월 초에 1억원 투자했으면 반 년만에 11억원’.

미국 뉴욕증시에서 6개월새 텐베거가 된 종목이 나왔다. 밥콕앤윌콕스 엔터프라이즈(B&W)다. 이 기업은 지난 5월9일 주당 50센트였던 주가가 지난 7일까지 약 6개월간 1022% 올랐다. 10일엔 22.99% 뛰어 6.9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한때는 파산 신청까지 ‘잔혹사’
밥콕앤윌콕스 엔터프라이즈는 연저점이었던 지난 4월22일 이후 1900% 급등했다. 지난 7일엔 8.93% 오른 5.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언뜻 보면 거의 밈 주식 같은 상승세지만, 실제로는 경영상 큰 악재가 해소된 데다 신시장 호재가 겹친 결과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B&W는 1867년 설립된 장수 기업이다. 한동안 증기 보일러로 미국 시장을 꽉 잡았다. 단순 난방용이 아니라 전력 생산에 쓰이는 대형 보일러가 주요 제품이다. 1881년 세계 최초의 산업용 보일러, 1902년 미국 뉴욕시에 최초로 들어선 지하철에 전력을 공급하는 보일러 등이 이 회사 제품이었다.

오랫동안 잘나가던 이 기업은 2000년대 들어 휘청이기 시작했다. 2000년 한해에만 20만건이 넘는 소송에 휩싸였다. 그간 보일러·절연재·배관 장비에 석면을 써온 게 문제였다. 의료 배상금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B&W는 결국 그해 2월 챕터11 파산을 신청했다.

2006년 회생 후에도 헛발질을 했다.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너무 일찍 뛰어들었다. 2009년 모듈형 원자로 프로젝트 ‘B&W m파워’ 계획을 공개하고, 2010년 미국 정부와 손잡고 SMR 개발에 나섰지만 정작 시장 수요가 없었다. 당시엔 특별히 전력 수요가 증가하지 않고 있던 까닭에서다. B&W는 결국 그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이후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2015년엔 방산·원자력 사업부를 분사했다. B&W엔 민간에너지·플랜트·환경 설비 등 마진은 낮고 변동성은 큰 사업부가 남았다. 이들 사업부가 대부분 프로젝트를 고정가 계약으로 수주하면서 운영 리스크가 불거졌다. 공사가 더 길어지거나 자재값이 올라도 미리 계약한 금액만 받을 수 있어서다. 주당 100달러가 넘었던 주가가 본격 곤두박질친 것도 이 시기였다.
‘이러다 망하겠네’ 30센트 동전주 전락
2021~2022년만해도 주당 6~7달러선에 거래됐던 B&W 주식은 올초 '동전주'로 전락했다. 순손실 상태가 길어지며 현금흐름이 급격히 나빠진 영향이었다. 분기 실적 가이던스 달성도 잇따라 실패했다.

작년 말부터 빚을 갚기 위해 비핵심 사업부 매각에 나섰지만 투심은 싸늘했다. 당시 월가에선 이 기업이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그저 살기 위해 자산을 떼어 팔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기관투자가들도 속속 이탈했다.

작년 4월엔 주가가 주당 30센트대로 급락하면서 상장 폐지 위험까지 부상해 투심이 더 악화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30거래일 평균 종가가 1달러를 초과해야 한다는 걸 주요 상장 유지 요건으로 하고 있다.
실적·주가 함께 반등…"AI 전력수요 덕"
하지만 지난 2분기 말 부터는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졌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늘면서 이 기업의 수주도 함께 늘어나서다.

B&W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840만달러로, 작년 상반기 350만달러 영업손실을 본 것에 비해 드라마틱하게 좋아졌다. 상반기 수주잔고는 4억181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9% 불어났다. 3분기 순이익은 3510만달러로 전년도 적자 실적에 비해 확 좋아졌다.

케네스 영 B&W CEO는 “AI 데이터센터와 관련 산업 수요 덕에 각 사업부문에서 수주가 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일엔 미국 IT 기업 어플라이드디지털의 AI 기반 스마트팩토리에 1GW(기가와트)급 천연가스 발전 시설을 구축하는 계약 협의에도 나섰다. B&W는 이 프로젝트 규모가 15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계약은 내년 1분기 이뤄질 전망이다. 한동안 성과 없이 힘썼던 SMR 사업도 빛을 보는 분위기다. 최근엔 빌 게이츠 등과 손잡고 AI 데이터센터용 SMR을 개발하고 있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한편 투자를 유치해 현금흐름도 개선하고 있다. 지난 7일엔 신주 발행 방식 장내 주식공모를 통해 6750만달러를 조달했다. 이중 5000만달러는 한 글로벌 기관투자가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급등했어도… 월가 "아직은 싸다"
최근 주가가 급등했는데도 월가는 대체로 매수 의견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미국 투자은행(IB) 레이크스트리트는 이달 초 B&W 목표주가를 기존 5달러에서 9달러로 올렸다. 이 IB의 롭 브라운 연구원은 "어플라이드 디지털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계약을 따낸 건 B&W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크레이그할럼도 지난 7일 기존 1.50달러에 불과했던 B&W 목표주가를 7달러로 끌어올렸다. 아론 스파이찰라 연구원은 "내년 대규모 프로젝트 영향으로 EBITDA 가이던스가 약 80% 성장할 전망"이라며 "어플라이드 디지털과의 계약도 상당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아직은 기업 펀더멘털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6월30일 기준 이 기업의 총부채는 4억7130만달러에 달했다. 현금·현금성자산 등은 1억9010만달러에 불과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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