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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유럽, 美의 '영토 양보안'에 반발

입력 2025-11-21 22:57   수정 2025-11-22 01:32

미국이 제안한 새 평화안 초안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이 영토 관련 핵심 조항을 거부하면서 전쟁 종식 논의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2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회의를 했다. 독일 정부는 회의 직후 “우크라이나군은 자국의 주권을 지킬 수 있는 방어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어떤 평화회담을 하더라도 현재의 교전선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과의 실무 협상에 참여한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도 “주권, 국민의 안전, 우리의 레드라인을 벗어난 어떤 결정도 존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마련한 평화안에는 사실상 영토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이를 거부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가 공개한 초안 전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60만 명 제한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불가, 나토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영토 부분에선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러시아에 넘기고, 헤르손과 자포리자주는 전선을 동결하는 등 러시아 측 요구가 대부분 반영됐다. 가디언은 “이번 평화 계획은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직후 러시아가 요구했던 사항과 매우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미국이 해당 평화 계획과 별개로 종전 합의문 초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초안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나토 집단방위 조항 5조 수준의 안전보장을 약속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대서양 공동체를 향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요충지 하르키우주의 쿠피안스크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쿠피안스크를 해방했고, 오스콜강 주변으로 포위된 우크라이나군을 계속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70%와 하르키우주 보우찬스크 80%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쿠피안스크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러시아군에 점령당했다가 같은 해 9월 우크라이나군이 탈환에 성공한 지역이다. 쿠피안스크가 속한 하르키우주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을 지탱하는 핵심 방어선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중부와 동부를 거쳐 서쪽으로 진격하기 위해 쿠피안스크를 수복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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