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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이 철강 관세, 인공지능(AI), 빅테크 규제를 두고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유럽이 미국에 철강 관세율을 낮춰달라고 요구하자 미국이 유럽의 각종 디지털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맞서면서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통상장관과 만났다. 지난 7월 미·EU 관세 협상 타결 후 처음 이뤄진 대면 회동이다. 러트닉 장관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만약 (디지털 규제 관련)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이 제시되면 우리는 철강 및 알루미늄 현안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EU는 7월 관세 협상 당시 EU산 수입품에 관세율 15%를 적용하고 항공기와 부품, 복제약, 반도체 제조 장비 등도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 상품에 부과한 50% 관세는 유지하고 있다.
유럽은 이번 회의에서 철강·알루미늄 관세율을 낮춰줄 것과 와인·파스타 등의 관세 철폐를 요구했다. 이에 미국은 추가 관세 인하를 원한다면 디지털 규제 정책을 손봐야 한다고 압박했다. 폴리티코는 “러트닉 장관은 EU의 디지털 규제 완화가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데이터센터 투자 등을 유치할 ‘기회’라고 포장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 디지털서비스법(DSA) 등은 사실상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보호무역이라고 꾸준히 비판해왔다. EU는 해당 규제가 미국 기업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많은 경우 미국 기업만 이 디지털 규정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법 적용이 매우 공격적이고 벌금이 막대할 수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9월 구글의 검색 광고 관행에 29억5000만유로(약 5조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4월에는 메타와 애플에 총 7억유로(약 1조1800억원) 벌금을 물렸다. 이달 18일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의 시장 지배력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EU는 대미 수출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가로 7500억달러(약 1100조원)에 이르는 미국산 에너지와 막대한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를 구매하기로 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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