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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제 큰 그림에 집중"…中과 경제·안보 '빅딜' 합의하나

입력 2025-11-25 17:50   수정 2025-12-01 16: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뒤 “우리는 이제 ‘큰 그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면서 큰 그림이 어떤 것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중이 그동안 무역과 안보 측면에서 갈등을 지속하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과 이번 정상 간 통화를 통해 해빙 국면에 접어든 만큼 양측이 경제, 안보 측면에서 빅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대만 문제 제기한 중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전화는 시 주석이 걸었다. WSJ는 중국 지도자가 미국 대통령에게 먼저 접촉을 시도한 것은 2001년 9·11 테러 당시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텔레그램으로 위로 메시지를 보낸 후 약 25년 만이라고 했다.

시 주석이 먼저 통화를 시도한 것은 대만 문제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기 위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이 통화에서 “대만이 중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국제질서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대만은 우리 것’이라는 압박에 다름 아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중국은 나아가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를 원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중 정상 간 1월, 6월 통화 당시에는 대만 문제가 언급됐지만 9월 통화와 10월 정상회담 때는 거론되지 않았다”며 “이번에 다시 대만 문제가 언급된 것은 최근의 중·일 갈등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공식 입장은 “양안 문제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침공 시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지에 대해 명시적인 언급을 꺼리고 있다.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WSJ에 “시 주석은 미국을 대만의 미래에 대한 중국 측 생각에 더 가깝게 끌어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 서로 ‘내치 집중’ 판단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는 경제문제에 쏠려 있다. 그는 시 주석과의 통화에 대해 “우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펜타닐, 대두(콩)와 같은 농산물 등에 관해 다양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지율 급락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시점이기도 하다. 관세정책 여파로 상승세인 물가를 잡지 못하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패할 수도 있다. 값싼 중국산 물건을 미국이 끊을 수 없는 이유다. 대두와 수수 등 미국 농산물 수출은 핵심 지지 기반의 여론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임시방편으로 덮어둔 희토류 수출 통제 관련 협정을 마무리하는 것도 관건이다.

안보 측면에서도 양측은 협력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전쟁과 관련해 중국이 평화안을 지지하고, 러시아를 압박해 주기를 미국은 기대하고 있다. 이날 통화에서도 대만 문제를 집중 제기하는 시 주석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이야기를 꺼내며 화제를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에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고 동조했다고 중국 관영 매체들이 전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양측의 군사적 갈등이 과도하게 깊어지는 것도 미국이 바라지 않는 점이다.

중국도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내수 진작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쉽지 않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 구도가 지속되면 군사비 지출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미래 경쟁력의 핵심인 인공지능(AI) 분야 발전이 더뎌지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미국과 협력관계로 전환한다면 중국이 공들여 온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할 힘을 얻는다. 남미와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미국과의 소모적인 신경전을 덜 해도 되는 것 또한 장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큰 그림을 언급한 만큼 양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선에서 두 정상이 경제 및 안보 이슈를 종합해 서로의 경계를 설정하고 이를 침범하지 않기로 하는 신사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세계는 본격적인 ‘G2’(주요 2개국) 시대에 접어들 수 있다.

대만 문제 등에 대해 미국이 중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양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시아와 유럽 등이 양국 간 협정에 호응할지도 미지수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에선 갈등을 봉합하더라도 AI 기술과 반도체 등을 둘러싼 기술 패권 전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 또한 많다.

워싱턴=이상은/베이징=김은정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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