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방적이고 유연한 조직. 법무법인 화우의 강점이며 지향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2025 베스트로펌’ 우수상에 선정된 화우는 금융감독원 초대 법무팀장을 역임한 이명수 대표변호사가 2024년부터 이끌고 있다. 15년 전 화우에 합류한 이명수 대표는 파트너 변호사들의 투표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사내에서 금융·자본 분야를 급성장시킨 역량과 리더십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명수 대표는 “보수적인 로펌 업계 분위기를 생각하면 입사 15년이 된 변호사를 대표변호사로 뽑은 화우는 매우 개방적인 조직”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화우의 방식은 옳았다. 이 대표는 화우를 금융 명가로 이끌었던 그간의 활약을 바탕으로 올해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변호사들이 뽑은 롤모델 변호사’로 선정됐다. 이 대표 체제가 출범한 2024년 매출 20% 신장을 달성한 화우는 올해 ‘셀트리온 불법파견 소송’,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형사사건’, 그리고 ‘아시아나항공 M&A 계약해제 및 계약금 2500억원 몰취 소송’이라는 굵직한 송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물산 사건에서는 대법원까지 각각 승소와 무죄를 이끌어냈으며 진술·보장 조항, 확약 위반, 선행조건 등 M&A 계약 전반에 걸친 쟁점이 총망라된 아시아나항공 소송을 맡아 매도인 측에서 승소했다. 이처럼 산업·규제·분쟁이 결합한 복합 사안에서 화우는 ‘사실 분석–법리 검증–전략적 소송 운영 능력’이라는 자체적인 강점을 십분 활용했다.
효성화학 네오켐 사업부 매각, 한화생명의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인수 프로젝트 자문, 나우아이비캐피탈의 일본 반도체 소부장 기업 인수 건 등 자문활동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이명수 대표는 올해 본격 가동된 프랙티스그룹(PG)과 신규 영입한 핵심 인재들의 역할을 꼽았다. PG는 경영권 분쟁, 영업비밀, 대체투자 등 특화 이슈별로 전문인력이 ‘한 팀’으로서 상시 협업하는 업무수행 조직으로 기존 행정조직인 그룹 대비 유연한 것이 특징이다.
화우는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고용노동부 차관, 공정위 상임위원 등 전현직 규제기관 출신 인재들은 물론 ‘M&A(인수합병) 구루’로 통하는 윤희웅 변호사까지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화우는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채비도 마쳤다. 이 대표는 올해 법률 시장을 관통한 키워드로 ‘AI·규제·사법개혁’을 꼽았다. 이 대표는 “AI를 활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개인정보·지식재산·공정거래·제조물책임 등 여러 규제가 동시에 걸려 있으며 로펌은 AI를 업무 프로세스에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데이터·개인정보, 디지털금융, 공정거래, ESG, AI 워싱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규제의 양과 깊이’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은 이제 개별 사안별 법률자문을 넘어 정부 정책·입법 동향과 연계된 종합적인 규제 리스크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사법개혁 특위 출범 이후 법원행정처 개편, 사법행정위원회 신설, 국민참여재판 확대, 판결문 공개 확대 등 각종 사법개혁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화우는 AI센터를 신설해 AI 기본법, 국가인공지능위 정책, 해외 규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기업 자문에 반영하고 로앤컴퍼니와 함께 법률사건 분석 지원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AI 활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우는 종합적인 규제 리스크 관리를 위해 GRC센터도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국회·정부·공공기관에서 입법과 정책을 다뤄온 전문가들이 각 상임위 체계에 맞춰 팀을 구성하고 각 기업 이슈를 입법 단계에서부터 정책 기획·행정규칙·가이드라인, 이후의 감독·조사·분쟁까지 한 흐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또 공격적인 인재 영입을 통해 단순 법률자문을 넘어 정책·규제·시장 구조까지 읽어낼 수 있는 입체적인 역량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이명수 대표는 “화우는 변호사 1인당 매출이 대형로펌 중 최상위 수준으로 인재들을 추가 영입할 수 있는 여력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새해에는 규제와 분쟁보다 M&A·투자자문 등 긍정적인 영역의 이슈가 많은 시장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