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미국 뉴저지주의 쇼핑몰 웨스트필드 가든스테이트몰. 미국 최대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 ‘블랙 프라이데이(블프)’인 이날 쇼핑몰 주차장은 오전부터 차가 빼곡했다. 10~20대를 중심으로 한 쇼핑객이 쇼핑몰을 가득 메웠다. 룰루레몬과 어그부츠, 알로 등 패션 브랜드 앞에는 줄을 서서라도 매장에 들어가려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도 블프에 미국인의 소비가 예상 밖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터카드의 소비동향 분석 서비스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가 2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를 제외한 블프 소매판매는 작년 블프 때보다 4.1% 증가했다. 지난해 블프 땐 매출이 전년 대비 3.4% 늘어났는데 이보다 증가폭이 커진 것이다.올해 블프 매출을 업종별로 보면 전체적으로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의류 매출은 전년 대비 5.7% 불어났다. 한파에 따른 겨울 의류 구매와 시즌 할인 효과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주얼리(보석)는 2.75% 증가했다. 연말 선물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레스토랑 매출도 4.5% 늘어났다.
부문별로 보면 온라인 매출이 10.4% 급증해 오프라인 매출 증가율(1.7%)을 크게 웃돌았다. 시장조사업체 어도비애널리틱스도 이번 블프에 미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전년 대비 9.1% 증가한 118억달러를 지출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는 관세 여파와 고용 둔화로 올해 블프 매출이 별로 늘지 않을 것이란 기존 예상을 깬 것이다. 미셸 메이어 마스터카드 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가 ‘영리한 소비’를 보여주고 있다”며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프로모션을 적극 활용하며, 원하는 상품에는 과감히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기능이 할인율이 높은 매장과 온라인 사이트를 추천하고 선호 제품을 찾기 쉽게 돕는 역할을 한 게 올해 블프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마트, 아마존 등 미 대형 유통업체와 전자상거래업체는 AI 챗봇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어도비는 올해 AI와 연계된 유통업체 사이트 트래픽이 전년 대비 805%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수지 데이비드캐니언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는 원하는 제품을 더 빨리 찾기 위해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며 “선물을 고르는 과정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데 (챗GPT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 AI가 그 과정을 빠르고 쉽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기자가 찾은 쇼핑몰은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 유명 백화점과 연결돼 있는데 백화점 쪽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백화점은 쇼핑몰보다 비싼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쇼핑몰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브랜드가 몰린 2층은 1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쇼핑객이 북적였지만 티파니, 루이비통, 막스마라 등 명품 브랜드가 있는 1층엔 지나가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 월마트의 TV 매장에선 월마트가 지난해 인수한 미국 스마트 TV 업체 비지오의 제품에 고객이 몰리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이날 비지오 TV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원래 내구성, 화질 등을 생각했을 때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을 사고 싶었지만 최근 물가가 너무 올라 예전보다 비용을 더 따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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