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뷰티업체와 동맹을 맺고 '가성비 화장품' 브랜드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핵심은 자사 외 다른 매장에선 구매할 수 없고, 5000원을 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전략으로 'K뷰티 성지'가 된 다이소와 정면승부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뷰티업체도 대형 유통채널을 선점할 수 있다는 강점 때문에 이같은 경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다이소처럼 모든 화장품의 가격이 5000원을 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이소는 판매하는 모든 제품의 가격을 5000원 이하로 설계하고, 6단계 균일가로 판매한다. 그 중에서도 최근 화장품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용량과 포장지를 줄여 원래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데, 고효능 화장품을 싼값에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MZ세대와 관광객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가 노리는 것도 이 지점이다. 다이소 못지않게 합리적인 가격대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시에 이마트에서만 구할 수 있는 차별화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묶어두겠다는 것이다. 특히 기초화장품은 반복 구매가 많고, 최근 'K뷰티 열풍'으로 외국인 고객을 끌어올 수도 있다. 롯데마트도 이같은 이유로 더마펌, 제이준 등과 협업한 '4950원짜리'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뷰티업체 입장에서도 대형마트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신생 브랜드를 출시할 때 가장 큰 과제는 유통채널을 뚫는 것인데, 대형마트와 브랜드를 공동 기획하면 손쉽게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화장품 제조력은 탄탄하지만, 자체브랜드(PB) 인지도나 유통망은 약한 소규모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이 대형마트와의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마트·뷰티 동맹'은 다이소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이소는 최근 몇 년새 사세가 급격히 커지면서 오프라인 생활용품 매장의 '원톱'으로 거듭났다. 올해 연 매출 4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가뜩이나 온라인 공세로 타격을 입은 대형마트로서는 위협일 수밖에 없다. 신선식품 매출은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생활용품·화장품 등 비식품 부문은 다이소와 e커머스에 주도권을 내줬다. 이마트에 따르면 비식품 매출 비중은 2023년 35%에서 올해 33%로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뷰티업계에서도 '다이소 대항마'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이소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갈수록 입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마진이 낮아진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와 차별화를 꾀하려는 대형마트와, 입점 채널을 넓히고자 하는 뷰티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두 업계 간 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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