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는 혹여나 하는 생각에 산업통상부와 KOTRA가 운영하는 ‘관세 대응 119’를 찾았다. 우리 측 컨설팅과 미국 세관 사전심사 대행 등을 통해 수출 제품에 알루미늄이 없다는 해석을 받아냈고, 이에 따라 15% 상호관세만 적용받았다. A사 관계자는 “정부 덕분에 수십억원의 관세를 아낄 수 있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3일 산업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보호무역주의 기반의 통상 정책을 강화하면서 관세 대응 119를 찾는 중견·중소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관세장벽 대응 차원에서 창구를 확대한 뒤 11월 말까지 접수된 1 대 1 상담이 총 9400건에 달했다.
현재 미국은 한국 기업 수출품에 기본 상호관세(15%)와 철강·알루미늄 품목관세(50%) 등을 부과한다. 관세 체계가 복잡해지고 품목도 많아 미국의 관세당국도 혼선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산’임을 쉽게 입증하던 기업에 다시 까다로운 ‘원산지 증명’을 요구하는 사례도 빈번해졌다.
정부는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관세 대응 119를 통하면 피해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선을 수출하는 B사는 50% 관세 대상으로 통보받았다가 관세 119를 통해 정확한 HS 코드와 세율을 제시한 뒤 관세를 15%로 낮췄다. 중국산 원자재를 가공해 수출하던 C사는 전문가들로부터 ‘공정 재조정’을 권고받았다. 강화된 원산지 규정으로 미국의 한국산 관세 대신 중국산 관세를 부과받을 수 있다는 조언을 받고 공급망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플라스틱 원재료 기업 D사는 수입업체가 21.5% 관세를 요구하자 기본세율 면제 대상임을 입증한 후 관세율 15% 기준으로 수출 협상을 하고 있다.
정부는 관세 119를 통해 알게 된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대미 관세 대응 전략에도 반영했다. 항공 부품업계는 미국 측 관세 부과로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면 그 충격이 산업 전반에 번질 수 있다고 우리 정부에 알렸다. 이런 우려가 관세 협상 과정에 반영된 결과 지난달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 한국산 항공기 부품 무관세 조치가 명시됐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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