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진식품은 단순한 어묵 제조사가 아닙니다. 어묵 소비문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박용준 삼진식품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를 이렇게 소개했다. '삼진어묵' 브랜드로 유명한 삼진식품은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뿌리는 1953년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박재덕 창업자가 세운 어묵공장 '삼진식품 가공소'다. 1983년생인 박 대표는 창업자의 손자다.
미국 공인회계사(CPA)인 박 대표는 2011년 삼진식품의 전략기획 실장으로 합류했다. 2012년 업계 최초로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하고, 2013년 '어묵 베이커리'를 선보였다. 어묵 베이커리는 일반 베이커리와 카페가 결합한 형태의 매장이다. 2013년 4400억원 규모였던 2024년 8822억원으로 2배가량 불었다. 어묵 베이커리가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설명이다. 2015년부터 대표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어묵 같은 수산단백질 가공품이 육류 대비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작고 수출 장벽도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진식품이 어묵의 고급화와 베이커리 및 포차 운영 등 어묵 소비문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진식품의 주력 제품은 '모듬어묵'과 '프리미엄 선물 세트'다. 박 대표가 직접 론칭한 상품이다.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모듬어묵은 246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32.0%, 선물 세트는 11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14.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진식품은 장림공장과 감천공장(어메이징 팩토리) 2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장림공장에서는 사각 어묵, 밀키트 등 보편적인 어묵 제품과 간편식 위주로 생산하고 있고, 감천공장에서는 순살바, 명품바, 바삭칩 등 미래지향적인 간식을 생산하고 있다. 총생산 능력은 연 1만1104t 수준이다.
실적은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매출액은 2023년 846억원에서 2024년 964억원으로 늘었다. 올 3분기까지 누적된 매출액은 7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박 대표는 올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3년 2.6%에서 2024년 5%,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5.7%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삼진식품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흥행으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이 흐름에 올라타겠다는 취지다. 현재 삼진식품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2%대에 불과하지만, 2030년까지 해외 비중을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박 대표는 "1kg에 4900원이 아니라 9900원 하더라도 비싼 것을 먹겠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상장 이후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진식품은 20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한다. 이날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6700~7600원이다. 이에 따라 회사에 134억~152억원이 유입될 전망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754억원이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은 오는 11~12일 진행한다. 이달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이 많은 점은 유념해야 한다. 상장 직후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 주가가 단기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진식품의 상장일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의 37.57%에 달한다. 벤처캐피털(VC)의 보호 예수가 해제되는 상장 후 1개월 시점에 유통가능 물량은 46.97%까지 늘어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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