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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엔비디아 H200 中판매 OK"…美법무부는 밀수범 체포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5-12-09 16:50   수정 2025-12-09 17: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H200 인공지능(AI) 칩을 중국에 팔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매출의 25%를 미국 정부가 가져가는 조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SNS에 올린 글에서 “엔비디아가 H200 제품을 중국 및 기타 국가의 승인된 고객에게 파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 주석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면서 “(매출) 25%는 미국(정부)에 지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상무부가 세부안을 마무리하고 있다”면서 “AMD와 인텔 등 다른 미국 기업에도 동일한 방식이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조치로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AI 분야에서 미국의 선두를 지킬 수 있다고 그는 역설했다.

H200은 엔비디아의 최신 칩 중에서 가장 최첨단인 블랙웰(올해 출시)이나 루빈(내년 출시 예정)에 비하면 사양이 낮지만, 기존에 중국 수출이 허용되었던 H20에 비하면 6배 수준의 고사양 칩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등은 지난 10월 미중 정상회담 전에 블랙웰을 중국에 판매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했으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반대해 이 방안은 성사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만난 후 나왔다. 엔비디아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 회사 주가는 장외에서 2% 가까이 올랐다. 엔비디아 측은 CNBC에 “미국 칩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최신 AI 칩을 팔기로 한 것은 미·중 갈등 구도를 동반성장 구도로 바꾸고자 하는 의지의 반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은 “미국의 경제적 독립을 회복하기 위해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재조정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베이징과 상호 이익이 되는 경제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속할 수 있다면, 현재 30조 달러 규모의에서 2030년대 40조달러 규모로” 미국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중 정상이 내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최대 4차례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하면 시 주석이 답방할 예정이다. 또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양국 정상은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 H200 판매 허용은 중국에 보내는 ‘화해의 증표’나 다름 없다.

중국이 H200 수입을 허용할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H20을 파는 대가로 엔비디아에게 매출액의 15%를 미국 정부에 내라고 요구했다. 엔비디아는 받아들였지만, 중국 측에서 H20 수입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이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H200은 H20에 비해서 훨씬 고사양인 만큼 중국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AI 분야에서 기술 굴기를 주창하는 중국이 자체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대신 ‘미국 기술에 중독되게’ 해야 한다는 황 CEO의 접근을 경계하고 이 거래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일부 있다.

기술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그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기도 하다. 미국 법무부는 이날 H200 등 엔비디아 칩 1억6000만달러어치에서 엔비디아 상표를 제거하고 가짜 브랜드를 붙여 중국으로 밀수하려던 혐의로 2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밀수하던 시점에는 불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라면 이들은 앞으로 합법적으로 H200을 사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술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국의 AI 발전을 억눌러 왔던 지금까지의 수출통제 정책이 이번 조치로 사실상 무력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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