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 사외이사 32명 중 15명이 현직 교수였다. 비중으로 따지면 46.8%로 가장 많았다. 기업인은 6명(18.8%), 금융인 출신은 4명(12.5%)이었다. 나머지는 변호사, 회계사, 연구원 출신 등이었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KB금융이 전체 7명 사외이사 가운데 4명(57.1%)으로 교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9명 중 5명(55.6%)이 교수였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9명 중 3명, 우리금융은 7명 중 3명이 교수다.
사외이사의 교수 비중이 높은 것을 두고 금융지주의 경영 전문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사외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경영진을 견제하고 회사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한다. 학문 연구와 교육에 집중해 온 교수 특성상 금융산업의 급격한 환경 변화 등에 대응해 이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외국인 주주들은 일부 금융지주에 사외이사의 교수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지주 임원은 “교수 출신 사외이사는 이사회에서 리스크 관리, 미래 성장 전략 등 핵심 안건에 대해 현직 경영진을 강하게 견제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일부 외국인 주주 사이에서도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실질적인 경영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보강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고 전했다.
금융지주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방안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예컨대 실질적인 경영 경험을 갖춘 기업인이나 금융인 출신 사외이사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겸직 금지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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