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17일(현지시간) 통과시킨 내년도 국방수권법안(NDAA)에서 한국·일본 등 동맹국과 협력해 미군의 역량을 끌어올리자는 내용이 삭제됐다. 하원에서 수정 요청한 내용을 반영한 이 법안은 양원을 모두 통과해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상원에서 찬성 77표, 반대 20표로 통과된 이 법안(S.1071)은 하원과 합의하는 과정에서 지난 10월 상원에서 1차 통과되었던 법안(S.2296)과 내용이 달라졌다. 기존 법안에는 태평양 연안에 두개의 새 민간 조선소를 건설하도록 해군에 요구하는 내용이 있었다. 또 한국과 일본에 기반을 둔 기업을 특별히 우대해서 외국계 조선사의 미국 자회사 설립 및 투자를 평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핵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보조 함정(지원선)에 대해 외국 정부 및 산업계와 공동생산 가능성을 조사하도록 요청했다. 이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SGA)’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문구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날 최종 통과된 법안에서는 이런 내용이 빠졌다. 새 조선소를 짓자는 내용은 기존 공공조선소의 인프라를 최적화하라는 내용으로 대체됐다. 군함 수리 거점을 확장하는 내용이 들어가긴 했지만 한국 등 외국 조선사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은 모두 삭제됐다. 기존 미국 조선소 노조의 불만을 의식한 하원의원들이 이같은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 전반적으로는 해군 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 등과 협력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의회서는 여전히 미국인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방증이다.
한편 통과된 법안에는 행정부가 현재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의 규모를 일방적으로 줄이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럽에 상주하거나 배치된 병력을 7만6000명 미만으로 45일 이상 감축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다만 미 국방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과 협의하고,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의회에 입증하는 경우는 예외로 뒀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8억달러 규모 추가 군사원조 내용도 담겼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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