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위산업체 사외이사로 가는 예비역 장성이 늘고 있다. 주로 경륜 있는 3성 장군 이상 출신이 사외이사를 맡아 방산기업 경영에 도움을 주고 군 주요 인사와 교류하는 대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풍산은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권오성 예비역 대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34기인 권 전 총장은 전역 후 2021년부터 육군협회장을 맡고 있고, 2023년 풍산그룹 지주사인 풍산홀딩스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는 1군사령관을 지낸 김근태 예비역 대장(육사 30기)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김 전 사령관은 예편 후인 2012년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의정 활동을 하다가 육군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2023년부터 KAI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예비역 준장과 소장은 실무형 고문이나 자문위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지만 대장 출신은 직접 무기 영업을 하기보다 군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진에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장 출신 2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해군사관학교 39기인 전진구 전 해병대 사령관은 2019년 전역 후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긴 뒤 2023년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외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이정근 전 육군 군수사령관(육사 41기)은 2016년부터 3년간 군수사령관으로 재직한 뒤 올해 3월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SNT다이내믹스는 2023년 육군 소장 출신인 오원진 전 방위사업청 방산진흥국장(육사 42기)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일각에선 장성 출신 사외이사가 후배들인 현직 군 수뇌부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성을 활용해 경영진을 견제하는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보다 무기체계 개발이나 군납 사업 등을 소속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데 주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 “대장급 사외이사와 현재 군 수뇌부의 기수가 10년 넘게 차이 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외이사들이 인사권자였던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옛 지휘관이 와서 얘기하면 무시하기 곤란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진우/배성수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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