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선 환율이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대체로는 내년까지 하락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환율 상승을 기대하고 달러를 더 보유하려는 심리가 크게 꺾였다는 것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이 1500원은 절대 보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기대심리가 꺾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말 종가가 1400원대 중반에서 마무리되더라도 연초 1400원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지난 24일 환율 흐름을 '시장에 대한 당국의 완승'이라고 평가했던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연말연초 국민연금 환헤지 가동과 함께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생각하는 연말 종가는 약 1440원 수준이다.
환율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이유로는 당국의 의지와 함께 글로벌 통화가치 흐름이 꼽힌다. 최근 원화 가치와 동조화되는 아시아 통화가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위안화 가치는 역대 최고치까지 올라 달러당 6위안대를 기록했고, 엔화 역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과 재무상 등의 구두개입이 나오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개인이 해외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고, 기업도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경제의 모든 주체가 돈을 미국으로 보내는 상황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환율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런 중장기 흐름을 이미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용택 I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대책이 모두 한시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한다"며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하락하겠지만 중장기적인 상승흐름은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정부도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환율 하락 폭이 크지 않거나 연말까지 하락한 환율이 되돌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400원 초중반까지 하향 안정화가 단기적으로는 가능하다"면서도 "기업 관점에서는 아직 달러를 환전할 유인이 별로 없어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환율 흐름은 펀더멘털 요인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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