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매체 "중동 미군 철수, 호르무즈 통행료"…협상조건 제시

입력 2026-03-29 19:28   수정 2026-03-29 19:29


이란의 한 강경보수 성향 매체가 미국과 종전을 협상하기 위한 9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29일(현지시간)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원 출신의 에브라힘 카르하네이 박사는 일간 카이한에 보도된 기고문에서 "이번 전쟁의 종식은 '12일 전쟁' 때와 달리 포괄적이며 억지력이 있는 전제 조건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르하네이 박사는 가장 우선적인 조건으로 "미군을 이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시키고, 서아시아(중동)에 있는 미군기지를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주권 하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공식적이고 합법적인 경제 체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란이 국제적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경우 미군의 위협 없이 '통행료'를 받겠다는 구상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선박에 안전 제공 등을 대가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법안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하네이 박사는 이밖에도 △이라크·레바논 및 '저항의 축'에 대한 불가침 원칙 △유엔과 미국의 이란 제재 해제 공식 발표 △미국 등의 이란 자산 동결 해제와 반환 △미국·이스라엘의 '침공' 인정과 배상금 지급 △아랍에미리트(UAE)의 3개 섬(아부무사 등) 영유권 주장 종식 성명 △전쟁과 테러를 영구히 중단하겠다는 '침략국들'의 약속 등을 협상 전제 조건으로 내밀었다.

이같은 주장은 미국 측이 건넨 15개항 종전안에 이란이 곧 역제안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트아흐로노트는 카이한에 실린 9개항 조건을 소개하면서 "이 매체는 이란 지도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이 제시한 종전안에는 △핵시설 해체 및 우라늄 농축 금지 △보유한 농축 우라늄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관 △역내 대리세력 지원 금지 △호르무즈 해협 통행 보장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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