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552.37
(1.31
0.03%)
코스닥
944.06
(3.33
0.35%)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숙적' 중국과 손 잡더니…일본 제치고 '세계 4위' 오른 이 나라 [글로벌 머니 X파일]

입력 2026-01-05 07:00   수정 2026-01-05 09:31

<글로벌 머니 X파일>은 2026년 신년 기획으로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을 ‘트러스트 커넥터’로 제시합니다. ‘트러스트 커넥터’는 '가격'이 아닌 '신뢰(Trust)'와 '연결(Connect)'이라는 한국의 글로벌 지정학적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입니다. 한국이 어떻게 신뢰와 연결을 자산으로 바꿔 번영의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살펴봅니다.



최근 인도가 일본을 추월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4위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 사이를 오가는 줄타기로 실리를 챙기면서다. 지난해 인도는 미국의 관세 위협에도 '숙적' 중국과 손을 잡고 러시아산 원유 대규모로 세탁해 되파는 등 인도만의 생존 방식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일본 추월하고 G4
5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인도 통계청에 따르면 'IMF WEO 2025년 4월 판' 기준으로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4조 1800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을 공식적으로 추월한 수치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잠재력만 있는 둔한 코끼리'로 평가받던 인도가 이제는 독일(3위)의 턱밑까지 추격하며 G4로 등극한 것이다.

성장의 질도 준수하다는 평가다. 2025~2026 회계연도 2분기(7~9월)에 인도의 실질 GDP 성장률은 8.2%를 찍었다. 시장 전망치(7% 중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6.4~6.7%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주도한 '인디아 웨이'와 14억 6000만 명의 인구가 만드는 이른바 '인구 배당 효과'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 일본이 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늪에서 허덕일 때, 인도는 젊고 역동적인 생산가능인구를 쏟아내며 소비와 생산이 떠받쳤다. 작년 인도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810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인도의 경쟁력은 큰 시장만은 아니다. 강대국들의 역학 관계를 이용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자율성'에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시장에서 대응이 대표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세계는 대러 제재를 강화했다. 하지만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헐값에 사들였다. 그리고 해당 원유를 세탁해 다시 서방에 비싼 값에 팔았다. 이른바 '오일 세탁소'다.

에너지 정보 업체 케이플러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강력한 제재 경고에도 지난해 12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에 120만 배럴에 달했다. 11월의 184만 배럴 대비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러시아의 주요 수출국이다. 서방의 제재망이 사실상 무력화했다.

헬싱키의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약 30척의 위장 유조선이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형성해 약 21억 유로 상당의 러시아산 원유를 인도로 실어 날랐다. 미국과 G7 국가 간의 제재 공조는 사실상 먹히지 않았다. 인도 정유사들은 제재의 구멍을 통해 막대한 마진을 남겼다.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 최대 민간 정유사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미국이 러시아 석유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자, 워싱턴 정가에 대한 집요한 로비 끝에 대러 제재의 '1개월 예외 조치'를 받아냈다. 릴라이언스는 이 기간에 러시아산 원유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자국 내수용 공장에 투입하고, 기존에 확보한 비러시아산 원유로 생산한 '클린' 디젤과 항공유는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하는 '스와프' 전략을 구사했다.

지난 8월 인도의 대유럽 디젤 수출은 일일 24만 20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9월에는 전체 디젤 수출량이 5년 만에 최고치인 300만 톤에 육박했다. 이 중 상당량이 겨울철 난방 수요가 급증한 네덜란드, 프랑스 등으로 향했다. 유럽은 겉으로는 러시아를 제재한다고 외치면서도, 뒤로는 인도가 세탁해 온 러시아산 에너지를 비싼 값에 사들이며 인도의 배만 불려준 꼴이 됐다.
애플이 선택한 인도
제조업은 인도의 미래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중 갈등 심화와 시진핑 체제의 불확실성은 글로벌 기업들을 인도로 몰아넣고 있다. 인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애플의 생산 기지 이동은 대표적이다. 2025 회계연도 기준 애플의 인도 내 아이폰 생산액은 22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 중 80%인 약 175억 달러가 해외로 수출됐다. 불과 3년 전엔 생산액이 20억 달러에 불과했다.

지난 9월 출시된 '아이폰 17' 시리즈는 인도 공장에서 생산됐다. 인도의 제조 역량이 단순 조립 수준을 넘어 신제품 양산이 가능한 고도화된 단계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과거 인도는 중국보다 낮은 기술력과 열악한 인프라로 구형 모델 생산에 머물렀었다. 폭스콘과 타타 전자는 벵갈루루와 호수르 지역에 대규모 공장을 증설하며 인도를 애플의 핵심 공급망으로 육성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인도는 '반도체 굴기'를 통해 단순 조립국에서 첨단 기술국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마이크론이 구자라트 사난드에 건설한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공장은 작년 말 부분 가동을 시작했다. 타타 그룹은 대만 PSMC와 협력해 인도 최초의 반도체 팹을 건설 중이다.

하지만 인도의 '양다리' 전략이 항상 통하는 건 아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과 시작된 보호무역주의 파고는 동맹국인 인도에도 예외 없이 닥쳐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지속 구매하고 브릭스(BRICS) 확대를 주도한다는 명분으로 인도산 수입품에 대해 50%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다.


인도의 대미 수출 주력 품목인 섬유, 보석 가공, 자동차 부품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0월 기준 인도의 노동 집약적 제품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1.2% 급감하며 약 15억 달러의 수출 손실을 기록했다.

인도는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는 대신 '적과 동침'을 선택했다. 작년 8월 모디 인도 총리는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국경 지역 군사 긴장 완화, 직항 노선 재개, 비자 발급 정상화 등에 합의했다. 반면 미국 주도의 안보 협의체 쿼드 정상회의는 인도의 비협조 등으로 지난해 개최가 무산됐다.

인도는 안보(쿼드)와 경제(브릭스) 사이에서 국익 중심의 '비동맹 거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면 중국과 밀착하고, 중국의 위협이 커지면 미국과 손잡는 이른바 '시소 타기' 전략이다.

인도의 '인디아 웨이'에서 한국도 참고할 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수 있는 지정학적 공간이 협소하다는 평가다. 안보적으로 미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인도는 대규모 내수 시장과 비동맹 전통을 무기로 '인디아 웨이'가 가능하다. 한국은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신뢰 프리미엄이 대표적이다. 인도가 '가격'과 '시장'으로 대결한다면, 한국은 '중국산 리스크가 제거된 청정 공급망'을 보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제조 강국이다.

[글로벌 머니 X파일은 중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 돈의 흐름을 짚어드립니다. 필요한 글로벌 경제 뉴스를 편하게 보시려면 기자 페이지를 구독해 주세요]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