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공습하며 군사 개입에 나섰다. 공습 과정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 사실상 축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돈로(DonRoe)주의'가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그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아내와 함께 체포돼 그 나라(베네수엘라) 밖으로 날아갔다"고 전했다.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렌데아라과(TdA) 등 베네수엘라 카르텔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지시하는 등 대대적인 압박 작전을 펼쳐왔다. 최근 카리브해 일대에서 마약 운반이 의심되는 선박을 대상으로 대규모 작번을 벌여 1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베네수엘라 해안의 항만 시설을 무인기로 타격하는 등 공격 범위를 육상으로 확대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한밤 기습 공격으로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한 것은 결국 좌파 정권 교체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이번 공습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항해 중남미에 대한 미국의 패권을 확실히 해두겠다는 이른바 '돈로주의'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백악관은 지난달 공개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외교 안보의 전략적 우선 순위를 서반구, 즉 북미와 중남미에 두겠다는 방침을 명시했다. 이는 서반구는 미국의 핵심 이해 구역이라는 신(新)먼로주의 노선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따 '돈로주의'라 불리는 이 신먼로주의는 1800년대 유럽 갈등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고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국익에 집중하는 고립주의를 표방했던 먼로주의의 '확장·개정판'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선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노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SNS를 통해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은 훔친 유전에서 나온 석유를 이용해 정권 유지와 마약 테러리즘, 인신매매, 살인, 납치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번 공습은 국제법 위반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공습 직후 성명을 내고 미국이 자국 영토와 국민을 공격했다고 비난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유엔 사무총장, 기타 국제기구에 미국을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콜롬비아와 쿠바, 이란 등도 미국의 군사 행동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9월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을 공격한 뒤 생존자들을 상대로 2차 공격했다가 국내외에서 전쟁범죄라는 비난에 직면한 바 있다. 이번 작전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나 미군 사상자까지 발생할 경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작전은 미국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하에 수행됐다"며 "오전 11시(미 동부시간·한국시간 4일 오전 1시) 마러라고(플로리다주의 트럼프 자택)에서 기자 회견이 열린다"고 밝혔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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