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로 국가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베네수엘라의 정국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직을 두고 베네수엘라 내부 정치 세력 간 권력 다툼이 격화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상군 투입까지 거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과도 통치’가 성공할지 주목된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3일(현지시간)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에게 임시 국가 지도자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라고 명령했다. 이후 대법원이 이 같은 판단을 내리면 30일 이내에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두로 대통령 축출 후 새 정부로 안정적으로 정권이 이양될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며 “그(로드리게스 부통령)는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비상 내각회의에서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은 마두로 단 한 명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반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개표 부정 논란에도 마두로 대통령이 3선 연임한 2024년 대선에서 야권 후보로 출마한 에드문도 곤살레스 전 주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대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곤살레스 전 대사는 미군 공습 이후 X(옛 트위터)에 “우리는 국가 재건이라는 위대한 작전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역시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리더로 꼽힌다.결국 미국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안녕을 생각하지 않는 다른 누군가가 베네수엘라를 장악할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며 “우리는 지금 베네수엘라에 있으며, 적절한 이양이 이뤄질 수 있을 때까지 남겠다”고 말했다. 이는 베네수엘라에 미국에 우호적인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피터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 등을 포함한 이른바 ‘그룹’이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는 계획 외에는 통치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자세히 밝힌 건 베네수엘라 내 석유 사업이다. 그는 과거 베네수엘라 정부의 미국 석유기업 자산 국유화를 비판하며 베네수엘라의 석유 인프라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미국의 후견 아래 새로운 베네수엘라 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 곤살레스-마차도 등이 실권을 장악하고, 미국 석유 자본이 유입돼 베네수엘라 경제를 재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마두로 정권의 강경 충성 세력이 저항해 내전 확대로 혼란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 시절부터 20년 넘게 구축해온 정보망과 안보 자산을 보유한 잔존 세력, 정부가 무장시킨 민병대 조직, 베네수엘라에서 활동 중인 콜롬비아 반군 네트워크 등과 연합해 폭력 사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관련뉴스








